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올해 가스 판매량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과의 관계 악화로 지난해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중국 판매 증가에 힘입어 판매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밀 사디고프 가스프롬 부사장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올해 가스 매출이 4조 6000억 루블(약 64조 53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가스프롬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전망치보다 1550억 루블(약 2조 1700억 원) 높은 수준이다.
가스프롬의 올해 가스 수출량은 지난해에 비해 13% 이상 증가한 297억 ㎥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에 대한 가스 공급량이 사상 처음으로 유럽 수출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11월 러시아~중국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파워오브시베리아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된 가스 공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한 약 285억 ㎥로 추산됐다. 가스프롬은 2025년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스 공급량이 380억 ㎥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가스프롬은 가스 가격 하락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으로의 출하량 감소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약 7280억 3991만 루블(약 10조 214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가 가스프롬과의 가스 수송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에너지 산업을 겨냥해 제재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비(非)서방국가에 운송하는 선박과 러시아 원유 수출 업자들을 표적으로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에 자국을 방어하고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정당한 조건으로 할 수 있는 가능한 한 최상의 입지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