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료방송 업계를 덮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발(發) 한파가 장기화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구조조정·희망퇴직을 통해 비용 절감에 애쓰고 있지만, 좀처럼 암운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Quick Point!
OTT 성장으로 국내 유료방송 업계 침체 지속
주요 업체들 구조조정·희망퇴직 등 비용 절감 나서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 필요성 대두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들이 대상이다.

SK브로드밴드가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지난 10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당시 최대 5억원의 위로금 및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하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 조건도 1차와 같다. SK브로드밴드가 한 해에 두 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회사 구조조정 기조에 당분간 이런 인력 효율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터진 유심(USIM) 해킹 사태 이후 비용 출혈에 긴축 재정에 돌입한 상태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콘텐츠·방송 시장 트렌드 변화로 하락세에 빠져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OTT가 사실상 기존 방송을 대체하며 국내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고 있지만, 방송 사업자들은 장기간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3636만명으로, 2024년 상반기 대비 1만9964명 감소했다. 2023년 하반기 이후 2개 분기 연속 줄었다.
이런 영향으로 LG헬로비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10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신청자에 한해 퇴사 처리했다. 최근 비용 감축 차원에서 경기도 고양시로 둥지를 옮겼다.
KT 스카이라이프도 지난해 말 10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가입자 이탈이 희망퇴직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조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유료방송업계 규제를 완화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과 OTT의 경쟁 환경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한다. 이 중 주문형 비디오(VOD), 홈쇼핑, 광고, 신규 서비스 등 네 가지 영역에서의 규제 불균형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목된다.
VOD 심의 규정은 1963년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현재까지도 유료방송에 적용되고 있다. 유료방송 콘텐츠 제작은 해당 규정에 심의 제약을 받는다. 데이터 홈쇼핑 역시 화면 비율과 편성 규제 등 세세한 규제를 따른다.
광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유료방송은 광고 시간과 대상에 대한 제한이 있어 맞춤형 타깃 광고가 가능한 OTT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유료방송 산업의 부진이 결국은 국내 콘텐츠 생태계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업계에서는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OTT 중심으로 콘텐츠 트렌드가 바뀌면서, 다른 콘텐츠 채널의 수요가 말라가는 상황"이라며 "유료방송의 경우도 자금 흐름, 콘텐츠 업계 생태계를 고려했을 때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여전히 큰 만큼, 제도적 차원에서 이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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