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업계가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연말은 본래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예년과 달리 가라앉아 있다.
홈플러스의 매각 난항과 인터파크커머스 파산에 이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겹치며 유통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홈플러스·SK스토아까지...매각 불발·파산 잇따라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부터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에 이르기까지 위기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가장 위태로운 곳은 홈플러스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1차 공개 매각에서 단 한 곳의 인수 희망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매각 장기화로 현금흐름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폐점을 보류했던 가양점은 영업을 중단하고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 등 4개 점포에 대해서도 영업 중단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2차 매각에서도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청산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유통업계도 흔들리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 인터파크커머스는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지난해 8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법원은 같은 해 11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끝내 적절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1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고, 보름 만인 이날 최종 파산을 선고했다. 같은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 역시 지난달 10일 파산 선고를 받았다.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된 뒤 채무 변제를 마치고 지난 8월 회생절차를 졸업했지만, 플랫폼 정상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SK스토아 인수를 둘러싼 논란도 업계 불안을 키우고 있다.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가 인수 의향을 밝히자 재무 부담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라포랩스는 지난해 약 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300억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SK스토아의 인수 가격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적자 기업에 의한 인수에 반대하며 SK스토아 노동조합의 파업까지 이어졌다. 단순한 매각을 넘어 '안정적인 사업 승계'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개인정보 유출' 쿠팡 사태 장기화 조짐…영업정지 되나
여기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유통업계 전반에 결정적인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약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되며 소비자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이커머스업계 1위 사업자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국내 유통업계에 준 충격은 적지 않다. 지난해 기준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약 22.7%로, 네이버(20.7%)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전화번호·집주소·일부 주문 정보로 알려졌다. 유출 용의자로는 이미 퇴사한 중국인 직원이 지목되고 있다. 유출 정보를 악용한 스미싱·피싱 등 2차 금융사기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다만 쿠팡 측은 피해 보상안과 구체적인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중대 사안으로 보고 과징금 부과는 물론 영업 정지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등 쿠팡을 향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상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홈플러스 매각 불발 등 굵직한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가 단기간 이슈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유통·이커머스 시장 재편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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