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대신...은행, 새해 벽두 '카드 대전' 왜?

2025-01-09

[FETV=권지현 기자] 새해 벽두부터 은행들이 카드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 고객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통상 은행권은 연초에 시장 주도권을 좀 더 가져오기 위해 예·적금 특판 상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고금리 상품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덕에 은행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금리 인하 시기 고금리 예·적금을 내놓으면 향후 비용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은행권 연초 경쟁이 기존 예·적금에서 카드 상품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카드 이용액이 소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은행권 카드 상품 출시를 부추기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2025년 금융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올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완화를 웃도는 실질 소비 개선으로 카드 이용액이 점진적 수준에서 증가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서비스(카드론) 수요 회복 역시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개인사업자 전용 'SOHO SOLution(소호 솔루션)' 카드 2종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이 카드 신상품을 선보인 건 지난해 7월 'SOL트래블 신용카드'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소호 솔루션 카드는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발급 가능한 개인사업자 특화 상품으로, 국내외 이용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포인트형'과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마일리지형' 2종으로 출시됐다.

신한은행은 이번 상품을 신한금융그룹 카드 계열사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함께 출시했다. 고객이 카드 상품을 통해 얻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간파하고 전문성과 체계를 담아 제대로 공략하려 했다는 뜻이다. 빠른 고객 확보를 위해 현금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3월 말까지 카드 신규 발급 고객에게 최대 2만원을 캐시백 해준다. 이달 말까지 카드를 발급하고 가맹점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한 개인사업자에게는 커피 쿠폰 5매도 제공한다. 은행으로선 고객 확보 기회를 추가적으로 얻게 되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고객들의 관점에서 필요한 혜택을 신한카드와 함께 고민해 포인트 적립률을 높이고 가맹점 혜택도 추가한 특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Sh수협은행은 새해 '쏠쏠해 체크카드'를 새로 내놓았다. 전월 실적을 따지지 않고 국내 가맹점 이용 시 평일 0.1%, 주말(공휴일) 0.2%를 한도 제한 없이 캐시백 해준다. 해외 가맹점의 경우 이용금액의 0.1%를 돌려준다. 이외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서도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협은행이 카드 신상품을 내놓은 건 지난해 3월 '락씨카드' 이후 처음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쏠쏠해 체크카드는 복잡한 조건과 기준을 없애고 고객이 가장 원하는 혜택인 캐시백 서비스를 탑재한 실속형 체크카드"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연말 기업은행 자체 포인트인 IBK포인트를 적립하는 'IBK포인트 카드'를 선보였다. IBK포인트 3.8(신용), IBK포인트(신용), IBK포인트(체크) 등 3종이다. IBK포인트 3.8(신용) 카드는 전월 50만원 이상 이용 시 국내외 전 가맹점 이용 금액의 1.5%가 월 한도 제한 없이 적립되며, IBK포인트(신용) 카드는 건별 이용 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최대 3.3% 차등 적립해 준다. IBK포인트(체크) 카드는 전월 실적이나 한도 제한 없이 이용 금액의 0.2%가 적립된다. 적립된 IBK포인트는 카드 결제대금, 현금 캐시백, IBK 카드앱 내 모바일 기프티콘 구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신상품을 출시한 건 작년 3월 말 'I-Mileage(마일리지) 신용카드'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엔 체크카드까지 함께 선보인 데다 처음으로 'IBK포인트' 카테고리로 3가지 상품이나 내놓은 만큼 기업은행으로선 '도전'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카드 출시를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은행 관계자는 "수차례의 고객 설문을 통해 다양한 소비 패턴과 니즈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그간 고금리 환경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정기예금이 급증했는데 올해는 금리 하락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여 은행으로선 이전보다 예·적금 상품 출시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반면 카드 상품을 통해서는 금리 인하기에도 수수료이익과 이자이익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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