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동양·ABL생명 노동조합, 별다른 해법 없어 갈등 고조
노조측 고용보장·단체협약 승계·인수 후 독립경영·보상안 마련 요구
우리금융측,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되기 전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협의 어려워

동양생명·ABL생명보험 노동조합이 우리금융그룹에 매각 위로금과 고용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며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동양·ABL생명 노조 1100여명은 2일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동양·ABL생명 매각 관련 합동 조합원 총회 및 고용안정 쟁취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권익 보호를 위한 노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대화와 교섭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지주가 책임있는 자세로 즉각 협상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 지부장은 “다자그룹은 회사를 팔아넘기고도 노동자들 앞에 단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회사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대화도 없이 그저 조용히 뒷걸음질로 떠나고 있는 다자의 모습 속에 우리는 거대 자본의 탐욕과 무책임의 민낯을 보았다”고 비난했다.
최 지부장은 ”우리금융 또한 책임 있는 대주주를 자처하면서 실제로는 사측의 권한만 움켜쥐고 직원에 대한 책임은 철저하게 회피하고 있다. 성과는 바라면서 기준은 없고 보상은 깎고 협의는 없으며 우리는 책임 없다며 뻔뻔한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지부장은 우리의 땀과 노동의 가치를 정리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 오만한 행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우리금융이 정당한 요구를 끝까지 외면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건 ABL생명 지부장은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ABL생명 두 보험사를 인수하게 되면 작년 기준 4600억의 수익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우리금융종합회사가 된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이익 창출의 주체인 두 회사의 노동조합의 대화 요구도 외면과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바난했다.
그는 “우리금융은 가장 기본적인 1700명의 고용보장 요구도 외면하고 있다. 이런 불성실한 태도가 현장에 우리 직원들에게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며 “동양생명`ABL생명을 인수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한 만큼 매각공로금을 함께 나누는 것이 맞다며 진정한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는 것만으로도 6천억이상의 당기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를 신줏단지 모셔가도 부족할 판에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각 위로금은 당당히 우리가 받아야 할 상여금이자 공로금"이라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필요할 때는 금융당국이든 자본이든 나몰라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노조는 우리금융을 향해 ▲직원의 고용안정 ▲단체협약 승계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보상 방안 마련 ▲합병시 노조 합의 등을 요구하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 같은 요구에 우리금융지주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고용보장 등 5대 요구사항을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단결해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4월에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금융과 다자그룹에 고용보장 및 보상방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우리금융은 인수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련 논의를 미뤄왔는데, 지난 5월 인수 승인이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고용보장과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5월 14일부터 29일까지 총 6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측은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되기 전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2일 제8차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전국매일신문]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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