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료로 인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국제 연구단체 ‘세계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가 발표한 ‘2024년 세계 탄소 예산’ 보고서를 보면, 올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0.8% 증가한 374억t으로 전망됐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은 지난해 406억t에서 416억t으로 10억t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림 벌채와 같은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배출량은 42억t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배출량은 증가하고 토지 이용 변화로 배출된 탄소는 줄어들면서 전체 배출량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구 평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9.3ppm(±0.1)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올해는 이보다 2.8ppm 늘어나 422.5ppm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화 이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278ppm으로 추정된다. 275년 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52% 증가한 것이다.
전 세계 배출량의 32%를 차지하는 중국의 배출량은 올해 0.2%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0.6%, 3.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도의 배출량은 4.6% 증가하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배출량은 1.1% 늘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탄소 예산’을 추정한 결과, 50%의 확률로 6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의 1.5도를 초과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탄소 예산이란 지구 평균 온도를 1.5도 상승시킬 이산화탄소량에서 인간이 이미 배출한 탄소량을 뺀 수치를 말한다. 1.5도 임계점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배출 허용 한계치다.
독일 베를린의 맥가터 기후 연구소는 이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연구소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이날 기준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은 이날 기준 4년 8개월 7일이다. 2도 상승까진 22년 54개월 16일이 남았다.
탄소 예산 연구를 주도한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 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점점 더 극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화석 연료 사용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면서 “COP29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은 화석 연료 배출량을 신속하고 심도 있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