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떨게 한 트럼프의 '그린란드 집착'... “45분간 총리와 설전, 끔찍한 수준”

2025-01-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앞선 발언이 '진지하고 심각한 수준'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현직 유럽 고위 관리 5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나눈 통화가 매우 격렬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두 정상간 통화가 “끔찍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 15일 그린란드 매입 논란을 높고 45분간 통화했다. 덴마크 측은 통화 직후 북극 안보에 기여하겠다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고, 양측이 대화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린란드는 300년 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1953년 공식 편입된 지역으로, 지난 1979년에는 자치권이 도입됐다. 덴마크는 그린란드의 외교 및 안보 정책은 통제하는 한편, 그린란드에서는 자체 의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두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FT의 당시 통화가 공격적인 분위기로 흘러갔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전직 관리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매우 단호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였다. 전에는 (그의 발언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저는 그것이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에서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덴마크 측에서 반발하자 덴마크 방문을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 국민들은 이를 실제 위협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2기 정부를 출범한 트럼프가 이번에는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매우 확고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도가 분명했다. 그들(미국)은 그것(그린란드)을 원하고, 덴마크는 이제 위기다”라고 발언했으며 다른 관계자 역시 “덴마크 사람들은 이번 일로 완전히 겁에 질렸다”고 전했다.

전직 덴마크 관리는 이 통화에서 트럼프가 '덴마크에 대한 특정 조치, 예를 들어 표적 관세와 같은 구체적인 조치로 위협했다“며 이 대화가 '매우 힘든 대화' 였다고 말했다.

당초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전략 또는 북극 패권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엄포성 위협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번 통화 분위기를 고려하면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무력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엄포가 매우 진지한 것일 수도 있따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덴마크 총리실은 FT 보도와 관련해 “익명의 출처에 의한 해석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프레데릭센 총리가 통화 다음 날 자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해 미국의 관세 위협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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