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회담’ 계획이었나…미·러 ‘경제 밀착’ 가속화

2025-03-03

튀르키예서 2차 회담 예정…에너지 등 분야 협력 검토

러 특사 “트럼프 사업적 통찰력에 바이든 논리 무너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격한 충돌로 끝난 가운데 ‘경제적 이익’을 고리로 한 미국과 러시아의 밀착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CNN은 파국으로 끝난 양국 정상회담이 종전 논의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된 정치적 협박이자 함정”이었다는 외교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하며 이는 트럼프 정부의 대러 밀착 행보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얼어붙었던 미·러관계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완전히 전환됐으며, 이런 극적인 전환에는 향후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편에 서야 한다는 미국 우익의 “이데올로기적 환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종전 문제로 마주 앉은 미국과 러시아는 조만간 튀르키예에서 2차 회담을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이 첫 회담에서 에너지, 우주탐사 등 분야에서 경제 협력 방안을 검토하기로 뜻을 모은 만큼 후속 회담에서 진전된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회담 파행 후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까지 압박한 미국의 행보에 환호하고 있다. 종전 협상이 미국과 러시아가 비공개로 논의 중인 경제 거래의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낙관론까지 부상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양국이 경제 거래를 매개로 관계 재정립에 나서는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측근이 미국에서 투자를 유치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가동을 멈췄던 러시아·독일 간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계획이 실현되려면 미국이 대러 제재를 해제해야 하고, 러시아가 중단했던 대유럽 가스 판매를 재개하며, 독일 역시 가스 수입에 동의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의 해외 투자·경제 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도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사업적 통찰력은 바이든의 논리를 무너뜨렸다”면서 “러시아를 물리치려는 시도는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수익성 있는 거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간파한 푸틴 대통령이 현 상황을 서방 분열에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푸틴은 트럼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큰 거래’를 우선 발표하는 것이며, 거래의 실제 성사 여부는 중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이용해 대서양 동맹을 영구히 손상시키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