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안방 휘어잡은 ‘더 글로리’의 아이들

2025-01-09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에 이어 넷플릭스 글로벌 합산 주간순위 1위에 오른 네 번째 한국 오리지널 작품. 드라마 ‘더 글로리’의 ‘영광’은 단순한 수치에 있지 않다. 김은숙 작가와 안길호 감독이 길어 올린 자양분은 이후부터 쭉 한국 드라마의 자산이 됐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후 2년, 그 자취는 2025년 들어 더욱 선명하게 대중에게 와닿고 있다. ‘더 글로리’의 아이들이 ‘영광’의 꽃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의 색깔에 맞게 맞는 옷을 갖춰 입고, 몰라보게 높아진 입지로 새해 초를 맞이하고 있다.

‘더 글로리’ 출신으로 2025년 초 안방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이 벌써 여럿이다. JTBC 주말극 ‘옥씨부인전’에 출연 중인 임지연이 대표적이다. 그는 극 중 양반집 규수 옥태영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사는 노비 출신 구덕 역을 연기 중이다.

제2의 인생으로 얻은 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는 구덕의 입체적인 캐릭터는 임지연의 호연으로 살아나고 있다. 그는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의 인생을 망가뜨린 학교폭력의 주범 박연진 역으로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악역을 했기에 선역의 너비가 더 넓어진 경우다.

그의 아역으로 활약했던 신예은 역시 안방의 주역이 됐다. 그는 지난해 tvN에서 방송된 ‘정년이’에서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더 글로리’에서는 박연진의 아역으로 교활한 모습을 잠깐만 선보였지만 ‘정년이’에서 허영서 역을 맡아 윤정년 역 김태리와 함께 매란국극단의 중심으로 함께 성장한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이 박연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부러 접근하는 하도영 역 정성일은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오는 15일 공개되는 드라마에서 정성일은 극 중 탐사보도팀 트리거에 낙하산으로 들어오는 사회성 없는 신입PD 한도 역을 연기한다.

말끔한 모습으로 그만큼 인간미도 없었던 ‘나이스한 개XX’로 이름을 알렸던 정성일의 이미지로는 180도 변신이다. 머리를 쓸어올렸던 ‘더 글로리’와 다르게 머리는 덮었으며 후드를 둘러썼다. 오소룡 역 김혜수와 함께 팽팽한 연기대결도 벌인다.

또 한 명 문동은을 괴롭혔던 무리의 하나 최혜정 역의 차주영은 tvNX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으로 활약 중이다. 조선의 3대 왕으로 태조 이성계의 아들은 이방원의 부인으로 세종대왕의 어머니이기도 한 원경왕후 역을 맡았다.

차주영은 ‘더 글로리’ 이후 2023년 KBS2 ‘진짜가 나타났다!’의 주연을 맡기도 했지만, 주중 미니시리즈의 주연으로 발돋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지어 TV로는 ‘15금’, OTT에서 ‘19금’인 작품에서 노출연기도 불사하는 투혼을 불살랐다. 차주영과 이방원 역 이현욱의 초반 베드씬은 극의 화제성을 바짝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됐다.

최혜정의 아역 송지우 역시 눈도장을 받았다. 덮은 머리와 진한 화장으로 ‘더 글로리’ 속 어린 문동은을 조롱하며 내려다보던 어린 최혜정 송지우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그는 드라마의 3회 ‘오징어 게임’의 첫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참여해 그에게 벌이 앉은 것을 친절하게 알린 타노스(최승현)의 술수에 참가자 중 처음으로 사망한다. 늘 ‘오징어 게임’ 첫 사망자에 대중의 관심이 몰렸는데 이번 화제의 주인공은 강미나 역 송지우였다.

‘오징어 게임 2’에는 또 한 명의 ‘더 글로리’ 유산이 있다. 바로 본명을 ‘전재준’으로 바꿔야 할 판인 전재준 역 박성훈이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을 괴롭히는 무리의 브레인으로 박연진과 함께 가장 악독했던 그는 반면 기이한 부성애도 갖고 있어 매력적인 캐릭터로 윤색됐다.

그동안 선역을 오가며 존재감을 키우지 못했지만 ‘더 글로리’로 인기를 높였고, ‘오징어 게임 2’에서는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 조현주를 연기하며 여장을 하면 누구보다 곱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했다.

‘더 글로리’의 주연인 송혜교와 이도현은 비록 드라마는 아니지만, 송혜교의 경우 곧 개봉할 영화인 ‘검은 수녀들’에서 활약할 예정이고, 군 복무 중인 이도현은 지난해 영화 ‘파묘’로 전국관객 1000만의 역사를 썼다.

이밖에도 ‘더 글로리’ 손명오 역 김건우와 김경란 역 안소요 역시 전작에서의 ‘영광’을 바탕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더 글로리’를 계기로 재발견되거나 발굴된 원석들은 2년이 지난 후 ‘K-드라마’의 글로벌한 위세에 가장 앞선 자리를 차지하고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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