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솔루션즈 할인율 50%…해외 투심 공략 '역대급' 저가 전략 [시그널]

2025-03-17

5월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DN솔루션즈가 추정 기업가치보다 크게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낮추며 해외 투심 공략에 나섰다. 보통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대비 20~35% 수준으로 공모 범위를 할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DN솔루션즈는 이보다 할인율을 10%포인트 이상 높였다. 수요 예측 과정에서 해외 기관을 잡으려는 저가(低價) 전략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향후 기업설명(IR) 과정에서 유럽 사업 등의 성장 비전 설득 여부에 따라 흥행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추정 기업가치에 29.1~48.6%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 밴드를 산출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36개 기업의 평균 할인율인 21.9~36.1%과 비교해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IPO 과정에서는 기업가치를 산출한 뒤 이를 한번 할인해 희망 공모 밴드를 구하고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비교 기업군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기반으로 하는 추정 기업가치가 과다 계상되는 리스크를 감안한 조치다.

DN솔루션즈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 희망 범위는 6만 5000~8만 97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 1039억~5조 6634억 원이다. 몸값 5조 ‘대어’인 DN솔루션즈가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것은 수요예측에서 대형 해외기관의 주문을 많이 받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올 1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LG CNS의 수요예측에 들어온 기관 2059곳 중 해외 기관은 128곳(6.2%)에 그쳤다.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해외 대형 투자사 다수는 공모가 하단에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 CNS는 수요예측 이후 일반 청약에서는 흥행했지만 상장 후 주가 방어에 실패하며 주가가 공모가(6만 1900원) 아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DN솔루션즈 상장을 주관하는 한 증권사 임원은 “LG CNS는 할인율이 30.7~39.9%로 낮은 편은 아니었지만 주가 방어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DN솔루션즈는 할인율을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크게 높여 해외 대형 기관을 잡고 상장 후 주가 견인 동력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흥행 핵심 관건은 미래 비전의 설득 여부에 달린 것으로 평가된다. DN솔루션즈는 글로벌 경쟁사인 DMG 모리, 오쿠마 등과 비교해 유럽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주력 사업인 공작기계는 방위산업에도 활발히 쓰여 추후 현지 방산 지출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여기에 매출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면서도 중간재 지출이 크지 않은 사업 구조상 최근 1달러당 1450원 앞뒤를 오가고 있는 고환율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DN솔루션즈는 다음달 22~28일 수요예측, 5월 7~8일 일반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상장 공동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UBS증권이고,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다. 지난해 매출 2조 1120억 원, 영업이익 4104억 원, 순이익 2991억 원 등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공모 밴드에 따라 9119억~1조 2585억 원으로 잠정 결정된 공모 금액은 추후 신제품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 인도 등 신시장 진출을 위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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