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팬들, 李대통령에게 입국 허용 호소
李대통령, 2015년 SNS에서 유씨 비판
병역 기피 혐의로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48·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의 팬들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그의 입국을 허용해달라고 호소한 가운데 이 대통령이 10년 전 유씨에게 가한 일침이 화제다.
12일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5월 ‘국민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국을 버린 자..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유승준씨, 그대보다 훨씬 어려운 삶을 사는 대한의 젊은이들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다가 오늘도 총기사고로 죽어가는 엄혹한 나라 대한민국에 돌아오고 싶나”라고 했다.
이어 “한국인들 주머니의 돈이 더 필요한가. 아니면 갑자기 애국심이 충만해지셨나”라며 “대한민국의 언어로 노래하며 대한국민으로서의 온갖 혜택과 이익은 누리다가 막상 국민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그걸 피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버리고 외국인의 길을 선택한 그대”라고 유씨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왜 우리가 한국인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인 그대에게 또다시 특혜를 주고 상대적 박탈감에 상처받아야 하는가”라며 “상대적 박탈감과 억울함은 갖가지 방법으로 병역 회피하고도 떵떵거리는 이 나라 고위공직자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 그대의 조국에 충실하라”며 “배반하고 버린 대한민국은 잊으시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앞서 유씨의 팬들은 지난 9일 ‘유승준을 사랑하는 팬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 대통령님께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들은 “병역 문제로 인해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입국이 제한된 유씨의 경우 이미 대법원에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추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그의 입국 허용을 호소했다.
1997년 4월 데뷔한 유씨는 2002년 공연을 목적으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법무부는 그의 입국을 제한했다.
유씨는 2015년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거부됐다. 그는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총영사관은 이후에도 그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유씨는 두 번째 취소 소송을 제기해 2023년 11월 다시 대법원에서 승소했지만 LA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비자 발급을 또다시 거부했고, 유씨는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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