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팍타크로 국제·전국대회, 대전서 최초 개최...지역 경제 활성화
7개 대학 관련 학과 개설도..."비인기 종목? '블루오션'으로 부상"
대한체육회장 도전..."체육계 수도권 집중화 타파, 지도자 처우 개선"
"고질적 체육 문제, 앞으로도 목소리 낼 것...필요로 한 곳에서 봉사"
[대전=뉴스핌] 김수진·오종원 기자 =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도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경험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훌륭한 체육 인사들이 서울을 넘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어요."
체육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오주영 국제세팍타크로협회 부회장의 눈빛에는 결연함까지 느껴졌다. 보수적인 체육계의 관행을 타파해야 진정한 체육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오주영 부회장의 발언들은 파격에 가까웠다. 오 부회장은 "저는 체육계에 빚진 게 없기 때문에 뭐든 할 수 있다"며 젊음과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다음은 오주영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세팍타크로를 대전과 대한민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21년 아시아세팍타크로연맹 부회장에 당선된 데 이어 다음해인 2022년에는 국제세팍타크로연맹 부회장직이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얻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세팍타크로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동남아에서는 인기가 높다.
저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관점을 '블루오션'으로 생각을 전환했다. 먼저, 세팍타크로 스포츠가 인기 종목화되기 위해선 대학에 전공 학부를 설치해 선수들의 관심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가 부회장직을 맡은 후 2년 간 직접 만든 자료를 직접들고 각 대학총장님들을 만나 일일이 설득했다. 그 결과 국내 7개 대학에 세팍타크로 학과를 만들었다. 심지어 국내 최고 체육대학인 한국체육대학교에도 관련 학과가 있다. 광주여대의 경우, 교직 이수도 가능하도록 해 교사도 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세팍타크로는 비인기 종목이 아니라,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되고 있다.
-대덕구에서 세팍타크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던데?
▲그렇다. 임기 3년차와 4년차에 '시도대항 전국세팍타크로대회'를 우리 지역으로 유치했다. 사상 최초 광역시도에서 열린 대회로, 누구도 대전에서 국제체육대회가 열릴 거라고 생각지 못했을 거다.
심지어 당시 신탄진에서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 사건으로 지역 상권이 초토화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최충규 대덕구청장님과 논의한 끝에 대덕 문화체육관과 이문고등학교 체육관 2곳에서 경기를 분산 배치해 운영했다. 또 선수들 숙박도 신탄진 옆 인근 숙박시설을 활용했다.
-지역 반응은 어땠나.
▲아주 폭발적이었다. 600여 명의 선수단과 가족들이 숙박하고 식당서 식사를 하니 침체됐던 지역 경제가 빠르게 좋아졌다. 전국 광역단위서 볼 땐 별거 아닌 성과겠지만, 시야를 좁혀 성과를 살펴보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 덕분인지 지난해 1월 대덕구가 직장운동경기부 세팍타크로팀을 창단했다. 지난해 5월 제35회 회장기 세팍타크로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또 같은 해 10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덕구민들도 우리 선수단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응원을 해주고 계셔서 감사드린다.
이 밖에도 오 부회장은 대전 최초 국제 대회인 '세계세팍타크로월드컵'도 지난 2022년 11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덕분에 대전시는 국제대회 개최 경험을 확보하며 국제스포츠 도시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대한체육회장직 도전도 큰 화제였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현재 수도권 집중화가 가장 심각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체육계다. 이름있는 대회는 서울·경기도에서 열리고, 좋은 선수·지도자들도 다 서울로 간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체육회장들이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대전사람인 제가 세팍타크로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보니 우리지역으로 대회를 열게 되지 않았나.
심각한 '인(in)서울' 상태인 체육계가 지역 분권화에 맞춰 균형있게 지역으로 분배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한체육회장직에 도전장을 내게 됐다. 체육계의 근본적인 변혁은 결국 '장(長)'이 해야 하는 일이다. 비체육계 출신인 저는 '체육에 빚진게 없다'며 선거운동을 한 바 있다. 그 어디에도 묶여있지 않은 만큼 대한민국 체육을 개혁하는 적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분들의 응원에도 비록 석패했지만, 비수도권의 체육 실태와 균형 발전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 체육계의 가장 고질적 문제가 뭐라 생각하나.
▲체육 지도자의 위상이 너무나 낮다. 일단 상당수 체육회장 선거에서 지도자들은 선거권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있는 가장 현장에 계신 분들이다. 선거권이 없다는 말은, 스포츠 정책에 선수 목소리가 반영되기 힘들다는 의미다. 또 지도자들이 받는 급여나 연봉 등이 매우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를 바라보는 선수들이 과연 체육을 진지하게 할 수 있겠나? 결코 어렵다고 본다.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선수 육성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는 계획은?
▲워낙 체육계에서 개혁을 주창해 오다보니, 제가 외눈박이 세상에 저 혼자 두눈인지, 혹은 두눈 가진 세상에 저 혼자 외눈박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간 제가 해낸 것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분들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본다. 세팍타크로로 체육계에 입문했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곳이 있다면 한계를 두지 않고 어디서든 봉사하고 싶다. 젊음과 도전 정신으로 끝까지 달리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nn041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