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이 차량 내 아이를 두고 내리는 것을 방지하거나 도난 시 차주에게 알림을 보내는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개발했다. 회사는 2028년 양산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계획으로, 세계 1등 사업으로 육성한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15일 설명회를 갖고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기존 저전력 블루투스(BLE)에서 나오는 전파방해와 보안 리스크를 줄이고 인공지능(AI) 기반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으로 문 열림 오차를 줄인 것이 차별화됐다”며 “2030년 글로벌 1위 디지털키 솔루션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거는 걸 뜻한다. 이를 구현하려면 차주와 자동차 간 상호 인증이나 통신 등이 필요한 데, LG이노텍은 여기에 필요한 통신모듈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LG이노텍이 신규 개발한 디지털키는 표준을 제정하는 카 커넥티비티 컨소시엄(CCC)의 최신 기술인 '디지털키 3.0' 기반에, 레이더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1세대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저전력 블루투스(BLE)를 활용했고, 2세대는 여기에 초광대역(UWB) 기술이 추가됐다.
디지털키 3.0은 레이더 기술이 더해져 활용성이 한층 강화됐다.
대표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최근 탑재를 법규화하려는 아동 감지(CPD)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레이더가 아동 특유의 미세호흡을 감지하기 때문에 높은 정확도로 아동의 탑승 여부를 감지, 운전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알림을 보낸다.
자율 주차 기능도 한층 강화된다. 주차 칸 정확한 위치를 레이더가 포착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충전 기능이 설치돼 정위치에 주차해야 정확도가 높은 전기차 무선 충전에도 활용성이 열려 있다.
LG이노텍은 디지털키에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적용, 스마트폰의 위치를 10㎝ 이내 오차 범위로 정확히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보다 정확도가 30% 이상 개선해 예컨대 운전자가 차량 뒤쪽에 갔는데 앞문이 열리는 상황과 같은 오작동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명함 한 장보다 작은 제품에 60여개 부품과 모듈,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까지 한 데 모았다”며 “차량 한 대에 디지털키 솔루션은 6~8개가 탑재된다”고 설명했다.
최신 3.0 표준으로 디지털키를 만든 건 LG이노텍과 유럽 1~2곳이 꼽힐 정도로 전 세계 소수다. LG이노텍은 디지털키가 전장 사업 분야 핵심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발빠른 기술 개발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14개 차종에 탑재될 디지털키 솔루션(2.0)을 수주,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해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2028년부터는 디지털키 3.0를 양산해 이 부문 1위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차량용 5G 통신 모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듈과 함께 차량통신 부품 사업 연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유 사업부장은 “디지털키 시장은 현재 6000억원에서 2030년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미 확보된 수주 기반으로 볼 때 LG이노텍이 2030년 글로벌 1위 디지털키 솔루션 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