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인터넷신문]꽃은 오랫동안 아름다움과 조형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면서 꽃과 녹색 식물이 단순한 장식을 넘어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이러한 변화를 일찍부터 제도화하여 협회와 단체를 설립하고, 체계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먼저 2011년 3월에 설립된 국제 꽃과 녹색 테라피 협의회(一般財団法人 国際花と緑のセラピー協議会)는 꽃과 녹색 식물을 활용한 심리적 치유를 연구하고, ‘꽃 세라피스트’라는 자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직전에 출범한 이 협회는 꽃과 자연을 통해 상처 입은 사회에 회복의 힘을 불어넣겠다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한 상징성을 갖는다.
또 다른 단체인 플라워 세라피 보급 협회(特定非営利活動法人 フラワーセラピー普及協会)는 이름 그대로 플라워 세라피를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협회는 세라피 기술자 양성과 지원에 주력하며, 보건·의료·복지 영역과 연결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을 활발히 펼친다. 꽃을 통한 치유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사회복지의 영역까지 확장된 사례라 할 수 있다.
2018년 설립된 Flowering 세라피 협회(floweringセラピー®協会)는 비교적 젊은 단체다. “사람들이 자신답게 살아가고,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바란다”라는 설립 취지에서 알 수 있듯, 개인의 자아 실현과 삶의 미학을 강조한다. 이는 일본의 치유 화훼가 단순한 심리 안정 차원을 넘어 철학적·예술적 의미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년 출범한 일본 가든 테라피 협회(一般社団法人 日本ガーデンセラピー協会)는 관점을 더욱 넓혀 정원 전체를 치유의 장으로 바라본다. 정원 속에서의 자연 활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널리 보급하는 활동을 이어가며, 코디네이터 자격 제도를 통해 전문가도 양성하고 있다. 이는 화훼장식이 실내를 넘어 정원과 야외로 확대되는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 밖에도 일본에는 일본 탄생화 세라피 협회(一般社団法人 日本誕生花セラピー協会), AFEEJ(Association for Flower Essence Education, Japan)와 같은 특색 있는 단체들도 있다. 전자는 수비술과 심리학을 꽃과 결합해 탄생화 세라피를 실천하며, 후자는 플라워 에센스 교육과 재해 지역 봉사 활동을 통해 꽃을 사회적 연대의 매개로 삼는다.
이처럼 일본의 협회들은 각기 다른 색채와 지향점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꽃과 식물을 통해 인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증진한다는 목표를 공유한다.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화훼장식을 미적 취미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치유와 복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새로운 문화 자원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고령화와 정신건강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치유농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치유 화훼장식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꽃이 단순히 공간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돌보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치유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치유 화훼장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대상자에 따른 치유 화훼장식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적극적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5. 치유농업 측면에서 화훼장식의 매력,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08-29).
송미진. 2025. 화훼장식의 본질과 치유농업에서 의미.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