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국내 패션업체들이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정체성을 다지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새롭게 사명이나 플랫폼명을 바꾼 업체들은 새로운 이름으로 글로벌 확장을 위한 주력 브랜드를 강조하거나, 기존 한정된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난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업체들이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공표했다.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자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는데 나선 것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XEXYMIX)'로 사명을 통일했다. 젝시믹스는 지난달 31일 제9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변경 안건을 의결하고 변경절차에 들어갔다. 사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애슬레저 전문기업으로의 새출발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액으로 역대 최대 실적인 271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주력 브랜드 젝시믹스의 매출액은 2620억 원, 96%에 달했다. 전년 대비 18%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 249억 원 중 젝시믹스의 비중도 242억 원이다.
이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사명을 젝시믹스로 통일함으로써 소비자와 주주들에게 보다 직관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D2C비즈니스 전문기업으로 패션영역인 젝시믹스 외에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 2022년부터는 '젝시믹스 글로벌 브랜드화'를 회사의 중장기적 사업 목표로 잡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순차적으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패션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들을 론칭하는 대신, 골프, 키즈, 러닝 등으로 신규 카테고리를 젝시믹스 내에서 다각화하는 '원 브랜드'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했다.
휠라홀딩스도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미스토홀딩스’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휠라' 단일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산하 계열사와 브랜드를 아우르는 사명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기업의 정체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토스홀딩스는 아쿠쉬네트 산하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과 중국 법인의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이에 휠라홀딩스라는 사명은 ‘휠라’ 브랜드와 직접 연결돼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휠라홀딩스는 매출액 4조2687억 원, 영업이익 360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8.9% 성장했다. 특히 미국 골프 자회사 아쿠쉬네트의 사업 호조에 따른 매출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 아쿠쉬네트 부문은 지속되는 미국 골프 시장 강세와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및 클럽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3조351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새로운 사명인 미스토(Misto)는 ‘조화’, ‘다양성’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다양한 가능성을 연결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새로운 로고도 공개했다. 로고는 유연함과 예리함이 조화를 이루는 가로형 워드마크로 기존의 경계를 넘어 지속적인 성장을 상징하며 레드 컬러를 통해 기업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스타일 드리븐 스포츠 편집샵 더카트골프도 이달부터 플랫폼명을 ‘더카트(THE CART)’로 변경한다. 기존 골프에 국한됐던 영역을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전반까지 확대하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페이지로 전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2020년 국내 최초의 골프 전문 편집숍으로 출발한 더카트골프는 사업 영역을 안정적으로 확장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골프에 기반한 애슬레틱, 러닝, 필라테스 등 스포츠 브랜드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테스트를 진행, 전년비 20%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가능성 확인했다.
이번 플랫폼명 변경으로 더카트는 골프와 패션을 접목시켜 쌓아온 차별화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골프'와 '스포츠' 두 축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성한다.
리뉴얼된 더카트는 사용자가 골프와 스포츠를 명확히 구분하고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UI)를 개편했다. '골프'는 기존의 프리미엄 골프 편집숍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스포츠'는 러닝,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카테고리에 패션 요소를 접목한 스타일리시한 제품들을 검색할 수 있도록 화면 구성과 메뉴를 새롭게 정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경기가 위축되자 패션업체들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주력 브랜드의 글로벌화 등이 필수가 됐다"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정립 할 수 있는 사명 및 브랜드명 변경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