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ASMC'?…'1천억달러 美 투자'에 TSMC 미국화 우려 제기

2025-03-09

대만 전문가, TSMC 강제 분할 통한 美독립회사 가능성 등 주장대만 경제장관, TSMC·인텔 협력에 '다운증후군' 발언 논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미국에 1천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관련, 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향후 TSMC의 미국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9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전략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린웨이즈 즈푸 산업트렌드 연구소 집행 부사장은 이 같은 시나리오의 하나로 TSMC의 분할을 통한 미국 내 독립적 회사 가능성을 주장했다.

린 부사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사실상 확정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TSMC에 대한 압박을 통한 분할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반독점 조사'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또 TSMC 주식의 72%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가 TSMC의 정부 보유분을 민간에 매각하도록 요구하고, 매각한 해당 주식을 구매한 미국인 주주 주도로 TSMC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TSMC의 주주 구조는 정부 기구 6.68%, 금융기관 4.61%, 기타 법인 4.48%, 외국 기구 및 외국인 72.06%, 개인 12.17%다.

한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가 '반독점 조사' 카드를 통한 TSMC의 강제 분할 및 대만 정부의 보유 주식 매도 등을 압박할 경우 TSMC가 이를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SMC의 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 독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구심, 핵심기술의 현지화와 공급망 등에 대한 국가 안보상 요구, 미·중 과학기술 전쟁의 격화, 미국 내 TSMC의 사업을 분할하길 바라는 인텔 등 반도체 업계의 로비 등 4가지 이유가 상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 거물 롄잔 명예주석의 아들인 롄성원 국민당 부주석(부대표)도 미국이 대만의 TSMC를 ASMC로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핀오프'(spin-off·기업분할)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내달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법원에서 미국 피닉스 TSMC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의 집단소송 심리가 열린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13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난 원고들은 사측이 '비(非)동아시아계, 비대만, 중국 직원'에 대해 고의로 정보 및 교육 제공을 거부하고 본인들의 승진을 막기 위해 더욱 엄격하게 심사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TSMC 측은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TSMC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의 협력에 대해 인텔을 '몽고증'(다운증후군)이 있는 며느리로 설명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다운증후군 기금회는 오는 21일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을 앞두고 지난 30여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몽고증이라는 차별적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성토하면서 궈 부장의 잦은 실언에 대해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도 분명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깊이 검토하라고 요구했으며 각 부처의 수장들에게 부적절한 비유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궈 부장은 자신의 부적절한 비유로 인해 상처받은 환우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함께 앞으로 발언을 신중히 하겠다고 사과 성명을 2차례 밝혔다.

jinbi100@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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