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내고 줄 서야 하나"…SKT 유심 교체 '불만 폭주'

2025-04-29

대리점 운영은 오전 10시 시작…오픈런도 못 하는 직장인

"사고 수습에 왜 피해 고객이 발걸음 해야 하나" 분노

전날까지 교체 물량은 23만개…가입자 전체의 '1% 미만'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이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시작한 가운데 현장 곳곳에서는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간적 여유가 없어 유심 교체 '오픈런'에도 참여할 수 없는 직장인 사이에서 SK텔레콤의 '방문' 교체 방침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29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강모(29)씨는 "SK텔레콤으로부터 재고 확인해준다는 문자를 받은 뒤 별도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며 "중요한 문제니까 우리 팀은 입고 된 날짜에 줄 서서 받아오라고 배려를 해줬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이 누리지 못하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오후 8시(매장 영업 종료 시각) 넘겨서 야근이 잦은 주변 직장인 대부분은 유심을 찾으러 갈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성 A씨는 "우선 SK텔레콤에서 신청하라는 건 다 신청했는데, 그 이후 지연 상황에 대해서 받은 어떠한 안내 문자도 없다"라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유심 카드 바꾸는 게 의미가 있냐는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출근 시간 이전, 강남역 SK대리점의 문은 굳게 닫혀있다. 대리점에는 '유심 교체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운영은 직장인들의 피크 출근 시간보다 무려 한 시간 뒤인 10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교체를 대기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29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연차 쓰고 대리점 오픈런을 해야 하나, 유심 있는지도 확실하지도 않은데" "SKT 유심교체 대리점 가야만 해주는 거 납득이 안 간다. 평소에는 등기로 잘 보내주는데 왜 사고 났다고 직접 오라고 하냐" "이런 날은 매장을 좀 일찍 열어야 하는 거 아니냐" 등의 불만이 폭주했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도 문제였다. SK텔레콤은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전날 한때 대기자가 50만명에 달하면서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거나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SK텔레콤이 '유심 교체에 준하는' 개인정보 보호조치로 안내하고 있는 유심보호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은 전날 대기 인원이 60만명이 넘고, 예상 대기 시간도 170시간이 걸린다는 안내를 받는 등 불편을 겪었다.

SK텔레콤의 고객 이탈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하루 동안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1665명(KT로 1280명 이동, LG유플러스로 385명 이동)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치는 평소 일일 이탈자 수(100명 안팎)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한편, SK텔레콤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개 대리점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했다. 사전에 준비한 총 100만개의 유심 재고를 각 매장에 배분했지만, 교체 대상이 약 2500만명(SK텔레콤 가입자 약 2300만명, 알뜰폰 가입자 약 187만명)에 달하는 만큼, 현장에서는 유심 고갈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회사는 전날(오후 6시 기준) 하루 동안 총 23만개의 유심 교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현재 확보한 재고(100만개)에 더해, 오는 5월 말까지 500만개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전날 오후 6시까지 누적된 유심 교체 예약 물량은 263만개로 집계됐다.

yek10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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