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상 첫 우주 전략 승인… 2030년까지 독자 역량 구축에 59조 투입

2025-11-20

투자 규모,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올라설 듯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이 역사상 처음으로 독자적인 우주 역량 구축에 돌입했다.

미국과 중국이 미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유럽 내 최대 경제력을 갖춘 독일이 우주 분야의 독자적 생존력 확보를 위해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독일 정부는 19일(현지 시간) 내각 회의를 열고 사상 첫 우주 전략을 승인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지난 9월 25일 "군사적 우주 역량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350억 유로(약 59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지 약 두 달 만에 나온 것이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날 "우주 영역은 너무나 중요해서 실패나 붕괴가 발생한다면 우리의 안보와 일상 생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군은 자체 위성망, 지상 관제소, 발사 능력을 개발해 감시·정찰 능력을 신속하게 강화하고 상업용 공급업체와 미국 등 국제 동맹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했다.

또 "적 시스템을 방해할 수 있는 전자교란(jamming) 기술이나 다른 국가의 우주 자산을 감시할 수 있는 검사 위성(inspector satellite) 등 공격적 역량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러시아가 발트해 지역에서 GPS 신호를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며 "우주의 군사화가 심화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억지력과 방어 능력 개발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우주 분야 컨설팅 업체인 노바스페이스(Novaspace)는 "독일이 피스토리우스 장관이 공언한 수준의 투자를 실행에 옮긴다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는 국가로 등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작년에 790억 달러를 우주 분야에 지출했고, 중국은 190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독일이 밝힌 투자 규모는 현재 환율을 감안할 때 한 해 약 100억 달러 정도로 계산된다.

독일이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독일이 재정적·기술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독일의 행보는 오랫동안 국방 분야에 대한 투자 부족에 시달렸고 최근 경쟁 심화로 유럽 우주 산업이 격변하고 있는 시점에 (미국·중국) 따라잡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F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유럽 국가들이 우주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지구 궤도에서 점점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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