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각 대학이 제시한 의대생들의 복귀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학교들이 학부모 설득에 나섰다. 개별 연락, 우편 등으로 직접 복귀를 읍소하거나 총장, 의대 학장이 직접 설명하는 학부모 초청 설명회를 여는 등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학부모라도 등록을”…우회 설득 나선 의대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부 의과대학은 3월 말 복귀 시한에 앞서 학부모 긴급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학생 복귀 움직임이 미미하자, 학부모에게 자녀의 복학을 설득하겠다는 취지다.
부산대 의대는 지난 17일 학생·학부모 설명회를 열었다. 총장, 학장 등이 직접 향후 교육 일정, 복귀 시한 등에 대한 설명하는 자리였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 140여명, 학생 30여명 등이 참석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증원 후 수련할 병상이 충분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걱정하는) 교육의 질 저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의대 학장단도 지난 19일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27일까지 수업에 복귀하면 성적 처리에 어떠한 불이익도 없으며 블랙리스트 유포 등으로 학생 복귀를 막는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서울대 의대는 같은 내용의 서한문을 홈페이지에도 띄웠다. 오는 22일 강원대도 학부모 대상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건양대는 학교 행정 시스템에 입력된 학생의 주소로 복귀 시한에 대한 공지사항을 우편(등기)으로 발송했다. 공지 사항엔 ‘무단 결석 1개월 이상이면 제적한다’ 등 학사 관련 학칙이 포함됐다. 이 학교 한 신입생은 “서한뿐 아니라 학교가 일일이 학생, 학부모에게 전화해 복귀 시한이 24일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했다.
학부모 장외 논쟁도…“나라도 등록” vs “제적 되면 반수”
학교 밖에서는 복귀 여부에 대한 의대생 학부모들의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온라인에선 ‘의대생, 전공의 부모 일동’이라는 이름의 입장문이 공유됐다. 병원,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저격한 서울대 교수 4인에 대해 “의대생과 전공의의 노력과 헌신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벗어난 것” 등으로 비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의대생 학부모 간 찬반 논쟁도 벌어졌다. 한 수험생 카페에 자신을 의대 학부모라고 밝힌 글쓴이가 “저학년 의대생이라도 뭉쳐서 들어가자”, “내가 가서라도 등록은 무조건 한다”고 하자, “제적되면 반수해서 또 의대 합격하면 된다”, “남 끌어 들이지 말고 혼자 가라” 등의 반박성 댓글이 달렸다.
현재까지 의대생의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테프에는 “복귀 시한 빠른 학교들이 진짜 학생들을 제적시키는 지 보고 결정하겠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호남권의 한 의대는 복학원 마감에 앞서 학생들로부터 비밀 투표를 받아 “정부가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린다면 복귀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복귀를 바라고 있으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한 학생들이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한 지방 의대 학장은 “솔직히 복학원 마감 전까진 얼마나 학생들이 들어올지 확신할 수 없다”며 “복귀율에 따라 다른 대학 관계자들과 제적 등 불이익 조치를 어떻게 할지 논의해봐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