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업체와 MF 계약으로 초기 진출 부담 줄여
치킨 외에도 다양한 한식 메뉴 구성
대만 현지에서 한국의 치맥 열풍이 재현되고 있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가 앞다퉈 현지 진출에 나서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벌어진 정면승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곳 모두 현지 업체와 손잡고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MF는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 회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본사는 투자 비용을 적게 들이는 동시에 상표권 사용료를 챙길 수 있다.
현지 상권 분석이나 시장 동향, 계약 체결 등 법률 사안에 대한 부담도 직접 진출에 비해 적은 편이다.
대만은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중화권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외식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아시아 시장 확대에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대만 현지 통계에 따르면, 대만 국민의 외식 비중은 70%에 육박하며 야식 랭킹 상위 3위 안에 모두 튀김 품목이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대만식 닭튀김 요리는 부동의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한류 영향으로 치킨을 비롯해 다양한 한국 음식이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도 대만에서의 사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3사 중 가장 먼저 대만 시장 공략에 나선 BBQ는 지난 2018년 Family Mart의 대만 자회사 ‘Family International Gourmet’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 타이난 등 주요 지역에 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 뿐 아니라 떡볶이, 잡채, 해물파전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8월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은 현지 외식기업 라카파 인터내셔널 그룹과 손잡고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통 주요 상권 내 로드숍을 중심으로 오픈하는 경쟁사와 다르게 핵심 상권 내 백화점, 쇼핑몰에 매장을 내며 차별화 하고 있다.
대만 1호점은 신베이시에 위치한 쇼핑센터 ‘글로벌몰 반차오역’에 문을 열었다.
새로운 교촌 글로벌 매장 모델을 적용한 첫 사례로 기존 대표 메뉴는 물론, 현지 입맛을 고려한 오징어링, 세트메뉴 등 다양한 현지화 메뉴를 함께 선보였다.
이달 13일에는 대만 6대 도시 중 하나인 타오위안에 6번째 매장을 냈다. 매장이 입점한 메트로 워크 몰은 타오위안 최대 규모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앞서 2~4호점도 타이페이101, 타이페이 신콩 미츠코시 백화점, 타이난 미츠코시 백화점 등 현지 랜드마트나 백화점에 입점했다. 총 6개 현지 매장 중 5호점인 타이중점만 로드샵 매장이다.
bhc는 대만의 F&B 기업 지옌 후통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난 11일 ‘대만 핫플’로 꼽히는 타이베이 돔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최대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타이베이 돔은 대만 최초의 돔구장으로 대형 쇼핑몰, 영화관, 호텔 등과 결합된 초대형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bhc는 대표 메뉴인 ‘뿌링클’, ‘맛초킹’, ‘골드킹’ 등 메인 치킨 메뉴 이외에 대만 고객의 입맛에 맞춰 현지에서 인기 있는 대표 K-푸드인 떡볶이, 라볶이, 순두부 등 한식 메뉴도 전략적으로 선보인다.
또한 치킨 메뉴도 조각 단위의 치킨을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감안해 △윙, 다리 △순살 △파티박스 등 다양한 콤보 메뉴를 강화하는 한편, 야구 경기나 콘서트 등 행사 관람 목적 고객을 대상으로 간편하게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메뉴를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오픈을 기념해 대만 현지에서 활동 중인 유명 치어리더 이아영 씨를 1일 점장으로 초대해 현지 야구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bhc는 향후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 등 대만 주요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경우 워낙 경쟁이 치열한 데다 최근 배달앱 수수료나 배달 비용에 따른 가맹점 불만도 많은 상황"이라며 "반면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등 해외에서는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고 현지 외식기업들도 한국 치킨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인 상황이라 해외 진출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해외 진출 시 각광받고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초기 진출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현지 업체 선정 이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망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매장 수만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 고유의 컨셉과 메뉴, 맛을 국내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 직영점이나 가맹점처럼 본사의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을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