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인테리어 전문 플랫폼인 ‘오늘의집’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가구 브랜드를 출시한다. 자체 패션 브랜드를 성공시킨 패션 플랫폼 ‘무신사’처럼 오늘의집이 침체된 가구업계 판도를 바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오늘의집은 오리지널 가구 브랜드 ‘레이어’를 론칭한다고 13일 밝혔다. 레이어는 ‘페이브’라는 이름을 붙인 첫 컬렉션으로 침대와 매트리스, 소파, 식탁, 수납장 등 필수 가구제품 10종을 출시했다. 페이브 컬렉션은 최근 젊은 소비자들에게 유행하는 미색 중심의 뉴트럴 베이스 색상으로 구성됐다.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삼기 위해 설문과 심층 리서치 등으로 수집한 고객 의견을 취합해 상품 기획과 개발에 반영했다고 오늘의집은 설명했다. 가격대는 국내 주요 가구 브랜드인 한샘·현대리바트·일룸 등과 유사하거나 약간 비싼 정도의 중고가 수준으로 형성돼, 신혼부부 등 가구 주요 수요층을 겨냥했다.
그동안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역할에만 집중해온 오늘의집이 자체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가구업계에도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늘의집은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가운데 압도적 1위로 지난해 말 누적거래액 5조원을 돌파했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며 가구업계가 수년째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늘의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1.4% 증가하는 등 외형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자체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성공시키며 패션업계 판도까지 바꾼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떠오르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가 2017년 론칭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베이직한 디자인의 고품질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한국판 유니클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 매출액은 9931억원이었는데 이 중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이 2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가구 플랫폼 1위인 오늘의집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가구도 시장을 뒤흔드는 ‘메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늘의집은 이번 론칭을 시작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출시하는 등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가구 품목은 앞으로도 늘려나갈 계획이며, 오프라인 쇼룸 등도 중장기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