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자인 톱10에 中 기업 3곳…세계의 공장서 트렌드 리더로[中 이번엔 '소프트 굴기']

2025-10-19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이제 디자인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국가 주도 성장전략인 ‘중국 제조 2025’에 디자인의 중요성을 명시한 중국은 레드닷, iF 디자인 어워드 등 글로벌 디자인 공모전을 휩쓸며 산업 경쟁력의 ‘마지막 퍼즐’로 통하는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디자인 베끼기에 급급했던 오명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디자인 굴기에 나서면서 중국이 산업 정책의 방향을 제조 중심에서 창조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발간한 ‘2024 디자인산업통계’에 따르면 수년간 중국은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중국은 지난해 기준 1319개의 제품이 수상을 하며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또 하나의 글로벌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중국은 총 1213개로 역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20년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수상 제품 수의 증가 속도도 빠르다. 2020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657개를 수상했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4년 만에 100.76%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레드닷 역시 같은 기간 9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제품군도 다양하다. 청소기·공기청정기 등 생활 가전에서부터 음향 기기, 자동차, 스쿠터, 모바일폰, 더 나아가 산업용 프린터, 통신 장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로보락·샤오미·하이얼·화웨이·비야디(BYD) 등은 물론 그리·부두·조양·DEEPAL·Zeekr 등 다양한 분야 여러 브랜드들이 수상작을 쏟아냈다.

반면 한국은 2024년 기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441개로 2위를, 레드닷에서는 252개를 수상하며 중국·독일·미국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증가율 역시 각각 75%와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한 국가의 디자인 역량 측정 지표로 여겨지는 국가 혁신 디자인 기여도에서도 한국은 중국에 밀려 2위(2024년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은 2021년까지 중국에 앞선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022년부터 중국에 1위를 내줬다. 국가 혁신 디자인 기여도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EC)가 매년 47개국의 연구 및 혁신 성과 연구 등을 계량화해 비교 평가한 ‘유럽혁신평가서(Innovation Scoreboard)’를 기반으로 한다.

다만 글로벌 산업디자인 시장에서 중국은 한국과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질적으로는 한국이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iF 어워드에서 기업별 수상 등급에 따라 점수로 순위를 매긴 ‘iF 디자인 랭킹’을 보면 전체 수상 수는 중국이 많지만 가장 높은 점수 얻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iF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수상 제품들의 수상 등급에 따른 점수를 보면 삼성전자는 8695점으로 2위인 네덜란드의 필립스(5280점)와 3위인 중국의 마이디어그룹(5235점)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디자인진흥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워낙 많은 중국 기업이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 신청하다 보니 수상 제품 수는 한국보다 많을 수 있지만 질적인 부분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앞서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빠른 성장 속도에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iF 디자인 랭킹에서 삼성전자가 큰 점수 차로 1위를 차지했지만 10위권 내 중국 기업은 3위인 마이디어를 포함해 3곳이나 된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5위인 LG전자 두 곳뿐이다. 중국 기업인 마이디어와 하이얼(4위)은 LG전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 디자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중국은 질적인 면에서도 한국을 바짝 추격하는 상황”이라며 “물론 마이디어 등 중국 기업 디자인센터장에 한국인들이 많아 오롯이 중국 기업의 디자인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한국인 센터장들을 통해 선진 디자인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는 점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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