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열흘 남짓 남은 가운데 도민들의 옅은 선거 관심도가 엿보이고 있다.
나흘 전부터 전 도민들의 거주지로 발송된 책자형 선거공보가 아직도 우편함마다 줄줄이 꽂혀있기 때문이다.
22일 전주시 효자동 한 아파트 우편함엔 책자형 선거공보가 수십부 꽂혀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한 동마다 200여 가구가 거주하는 곳으로 각 동마다 적게는 20여 가구, 많게는 40여 가구가 책자형 선거공보를 우편함에 그대로 방치한 모습이었다.
실제 이곳 거주민 김모(52)씨는 “우리 동 같은 경우는 그저께부터 책자형 선거공보가 우편함에 배달됐다”며 “다들 챙겨가기 귀찮아서 그런지 처음 배송왔을 때 모습이랑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시 만성동 한 원룸 등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은 더욱 심했다. 대부분 홀로 거주하는 청년세대가 많아서다. 이에 다세대주택 우편함 곳곳에서 책자형 선거공보를 여럿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25)씨는 “어차피 스마트폰으로 검색 한번만 하면 다 나오니까 책자형 선거공보를 굳이 챙겨갈 생각은 안했다”며 “책자형 선거공보를 보면 분리수거부터 생각나서 귀찮기만 하니 오히려 더 무관심해진다. 차라리 연령대가 높아서 전자기기를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 유권자들에게 주로 보내는 방식 등이 필요할 거 같다”고 답변했다.
이렇듯 도민들이 인터넷 등에서 간편히 찾아볼 수 있는 선거 정보를 일률적으로 책자형 선거공보를 통해 받다 보니 이를 불필요하게 느끼는 인식이 확산된듯 했다.
이와 함께 전주시내 거리 곳곳에 설치된 대선 후보 현수막도 피로감을 누적시키고 있었다. 대부분의 선거 관련 현수막은 정책과 후보 이름이 적힌 경우가 많았지만, 종종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현수막도 적지 않은 탓이었다.
시민 박모(28)씨는 “안 그래도 버스 정류장 앞에 현수막 하나가 걸려 있는데, 누군지 특정하진 않았지만 별 다른 사유 없이 비난하는 투라 불쾌했다”며 “차라리 비판하고 싶은 후보의 어떤 정책이 문제인지 등을 나열했으면 모를까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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