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가 연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관련 테마형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장악하며 새해 수급이 몰린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23일까지 16거래일간 수익률 상위 10위권 내 ETF 중 6개가 반도체 관련 상품이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38%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고,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36%),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25%),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24%)가 뒤를 이었다.
그 외 SOL AI반도체소부장(23%), ACE AI반도체포커스(23%)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KODEX AI전력핵심설비(24%) KODEX, HANARO전력설비투자(23%)도 각각 5,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 1위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SK하이닉스의 비중이 41%로 가장 높았으며, 2위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에서도 39%를 차지했다. 올 들어 SK하이닉스는 31% 상승했다.
반도체ETF에 수급이 몰린 것은 'CES 2025'에서 공개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이 시장 기대를 높였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회동에서 HBM 협력을 논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작년 4분기 기준 42%로 예상되는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올해 44%까지 확대될 수 있어 실적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설 연휴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더 ETF 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ETF에 대해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진 것은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종목 선택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테마형 ETF 상품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통상 설 연휴 이후 증시가 더욱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소비 심리 개선과 투자 자금 유입 증가가 맞물리기 때문"이라며 "명절 상여금이나 새뱃돈으로 다양한 ETF에 투자해보며 수익률을 비교하고 투자 경험을 쌓는 것이 신규 투자자들에게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TF 상품에 대한 보수도 낮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초보 투자자들이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급이 몰리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