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량관제 플랫폼 사업 축소 가닥…사실상 시장 철수

2025-06-16

KT가 법인차량관제시스템(FMS) 사업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통신 회선은 유지하되, 기존 고객 관리 역할을 외부 제휴사에 넘기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FMS 사업의 핵심인 플랫폼 운영을 내려놓는 만큼, KT가 해당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FMS 가입 고객을 인수할 업체를 몰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포티투닷이 인수한 유비퍼스트대원, 스카이오토넷 등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업체는 단말과 플랫폼 운영 역량을 보유한 차량 관제 전문기업이다.

KT FMS(GiGA FMS)는 실시간 위치 관제, 디지털운행기록장치(DTG), 운전습관 분석, 차계부 자동 생성, 차량 진단 및 안전 운행 관리 등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차량 통합관리 플랫폼이다. KT B2B ICT 사업을 총괄하는 KT엔터프라이즈가 운영을 맡고 있다. 현재 KT가 관리하는 법인차량은 약 2만5000대, DTG 회선은 약 5000개로 파악된다. 주요 고객사는 택배사, 운송회사 등 물류 기반 사업자들이다.

KT는 사물인터넷(IoT)회선을 유지하고, 플랫폼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MS 사업은 통신 회선, 단말, 플랫폼 등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져야 운영이 가능하다. 시장 경쟁자인 에스원, 포티투닷, SK렌터카 등은 단말과 플랫폼 중심의 서비스를,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 회선까지 직접 공급했다.

KT가 플랫폼 외주화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운영 부담이 꼽힌다. IoT 회선당 수익이 제한적인 반면, 플랫폼 유지와 관리 비용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 사업 재검토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KT는 국내 차량 관제 서비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작은 규모의 사업자로, 경쟁사 대비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전략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인공지능(AI)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려는 조치로도 보인다.

시장에서는 KT의 이번 조치를 실질적인 사업 철수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FMS 플랫폼은 차량 관제 서비스의 핵심인데, 이를 외주화하고 별도 브랜드도 없는 상황이라면 사실상 철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T는 최근 신규 고객 유치도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KT 관계자는 “DTG 사업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업 조정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KT가 플랫폼 운영에서 손을 뗄 경우, 회선부터 플랫폼까지 FMS를 통합 제공하는 사업자는 LG유플러스가 유일해진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기존 FMS 상품인 'U+차량관제 서비스' 기능을 고도화한 상품 'U+커넥트'를 선보이고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KB손해보험, 인슈어테크 기업 스몰티켓과 손잡고 상용차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보험 특약 상품 개발에도 나섰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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