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계엄령 사태, 고물가, 고환율 등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가맛과 트랜드에 맞추기 위한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중장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0일 신규 브랜드 '맵(MEP)'을 태국에서 공개했다. 해외 시장내 최초다.
'맵'은 한국의 '매콤함', '맵다'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로, 매운맛에 집중했다. 삼양식품은 가장 한국적인 맛부터 이국적인 맛까지 '맵'만의 기준으로 재해석했으며, 정형화되지 않고 다양하게 변주되는 K-푸드의 매운맛을 구현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삼양식품은 태국시장 공략을 위해 태국 재계 1위사인 CP그룹의 핵심 유통계열사인 'CP ALL'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CP ALL'이 운영 중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지난달 21일 글로벌 최초이자 단독으로 '맵(MEP)' 라면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태국 내 1만4천여개의 세븐일레븐 전 점포 입점을 시작으로 다양한 글로벌 MEP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태국 음식이 한국 음식과 비슷한 느낌이 있어 '맵'의 첫 론칭을 태국으로 정했다"면서 "아직까지 맵의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월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는 헬스&웰니스 트렌드를 공략하기 위한 간편식 브랜드 '식사이론(Theory of SICSA)'을 론칭했다.
식사이론은 건강한 식습관을 챙길 수 있는 간편식 브랜드다. 식사를 준비하면서 건강함을 위해 따로 신경써야 하거나, 포기해야만 했던 요소를 혁신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에 건강 지향 소재를 활용, 영양을 강화하거나 맛을 유지하면서도 칼로리를 줄이는 등 헬스&웰니스 요소를 가미했다.
식사이론은 첫 제품으로 선보인 5종의 신제품에 이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제품 개발로 다양한 카테고리의 신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식사이론' 브랜드는 론칭 후 1개월 간 누적 매출이 자사 타 신제품 론칭 후 1개월 간 평균 누적 매출 대비 3배 이상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간편하게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식단을 챙길 수 있는 간편식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식사이론' 브랜드를 신규로 론칭했다"며 "다양한 간편식 카테고리로 '식사이론' 브랜드를 확장해 간편식 시장의 대표적인 헬스&웰니스 브랜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도 역시 지난 10월 신규 소스 브랜드 '디오니소스'를 론칭하고 신제품 4종을 선보였다. 팔도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스 제품군을 기존 8종에서 12종으로 확대하고 성장 가능한 소스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디오니소스는 저당, 저칼로리, 식물성 콘셉트의 건강 지향적인 소스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기쁨과 풍요의 신(神)으로 등장하는 '디오니소스'를 브랜드명에 적용했으며, 건강과 먹는 즐거움이 함께 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첫 제품으로 저당∙저칼로리 소스 2종(스위트칠리, 머스타드)과 식물성 마요네즈 소스 2종(허브랜치, 스콜쳐)을 선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특히 잘 나가는 제품은 '허브랜치'로 나타났다.
디오니소스는 현재 쿠팡 등 일부 온라인 플랫폼에만 입점한 상태로 다음달 9일에 마켓컬리에서도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팔도 관계자는 "디오니소스는 식물성·저칼로리 시장에서도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라며 "세분화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 출시로 팔도 소스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 '트렌드'와 '맛'이 중요…소비자 니즈 및 수요에 맞춰 제품 경쟁력 강화
이들의 공통점은 최근 트렌드에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K-푸드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K-라면이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농식품(K-푸드) 수출 누적액(잠정)은 전년보다 8.1% 증가한 90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5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11월 말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도 11월 말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라면은 최초로 10억달러 이상 수출된 지난해보다 30.0% 늘어난 11억4천만 달러가 수출됐다.
특히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를 주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양식품의 수출실적은 7억달러(약 9천911억원)를 기록했다.
연간 수출액은 지난 2016년 930억원에서 지난해 8천93억원으로 7년 만에 약 9배나 늘었고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서 68%로 커졌다.
아울로 코로나19 이후 건강 중시 트렌드가 떠오르며 칼로리·당류·나트륨 등을 낮추고 맛을 유지하는 '로우 스펙(Low spec)' 푸드가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3 로우 스펙 식음료 및 대체 감미료'에 대한 조사 결과 '최근 로우 스펙 식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답변이 73.2%를 차지했다.
아울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타고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형태가 변화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단순하게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이 조절이 대부분이였다면, 최근에는 저당이나 무당(제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스스로 설탕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식품업계에서도 관련 제품 출시를 이어왔다. 이에 롯데웰푸드와 팔도도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식품 트렌드도 다양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외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