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의대 가는 지름길 어디냐”…해외 의대로 문 두드리는 학생·학부모

2025-02-11

“현재로서는 아이가 한국 의대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 요즘 헝가리나 폴란드로 의대 진학 많이 한다고 하는데 괜찮은 선택일지 고민됩니다.” (국제학교 A 학부모)

“설명회에 인원 제한은 없고, 초등생 혹은 중학생 자녀 둔 학부모님도 누구든 참여할 수 있어요. 요즘 의대 증원 이슈로 학부모님의 관심이 더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B 해외 의대 진학 업체)

의대 진학 광풍이 해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의대 입학이 어려운 탓에 상대적으로 입학이 쉬운 헝가리,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해외 의대 진학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 의대 진학을 돕는 국내 B업체는 오는 19일 해외 의대 통합 설명회를 개최한다. 해당 교육기관은 지난달 4일과 22일에도 해외 의대 통합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만큼 해외 의대 진학을 고민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헝가리 의대 입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C업체는 2월에만 무려 7차례 헝가리 의대 진학 설명회를 연다.

국내 학부모와 학생에게 주목받는 곳 중 하나인 헝가리 의대는 약 8개월간 파운데이션 과정을 수료하면 의대 입학을 할 수 있다. 유학 업체들은 “헝가리 의대는 입학시험을 통과하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어 영어만 가능하다면, 검정고시를 통해 헝가리 의대로 진학할 수 있다”면서 “의대 진학 후 6년 과정은 모두 영어로 진행하고 한국에서 국내 의사 국가시험 응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몽골 국립의대 진학을 돕는 또 다른 교육기관은 대학 설명회를 통해 해외 의대 진학을 홍보한다. 이 기관에 따르면 몽골 국립의대 예과·선수 과정을 온라인 등으로 미리 교육하고, 타 대학에서의 이수 과목도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다.

본과 수업은 모두 영어로 이뤄지며 몽골 국립의대 부속 병원에서 임상실습, 한국 협력 교육병원에서 여름 실습 과정을 거친다. 4학년은 미국 교육병원에서 임상실습을 마치고 몽골 국립의대 학위를 취득한다. 이후에는 몽골 의사면허 및 미국·호주·유럽·한국 의사 면허 취득도 가능하다는 것이 관련 기관들의 설명이다.

한 해외 입시 업계 관계자는 “문과생도 영어만 잘한다면 편입학 시험을 통해 해외 의대로 진학해 의대 코스를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다”며 “아직 정보가 많이 없는 상황인데도 실제 설명회장에 가면 학생들의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특히 의대 증원과 이에 따른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사 수급이 어려워지자 해외 의대 출신에 영입 수요도 느는 추세다.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가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제89회 의사 국시 최종 합격자 269명 중 52명(19.3%)이 해외 의대 출신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헝가리 의대 출신이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영국·러시아 출신 의대 출신도 있었다.

그러나 해외 의대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의사와 의대생으로 구성된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 모임'(이하 공의모)은 지난달 헝가리 4개 의대에 대한 보건복지부 인정을 무효로 하는 행정소송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한국 의사 국가고시 예비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국가는 38개 국가 159개 의대다.

공의모 측은 “헝가리 의대는 편법 입시 제도를 통해 학생을 입학시키고 부실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자격 미달 해외 의대 졸업 후 국내 의사가 되는 방식은 국내 졸업 의사의 기회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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