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3일(현지시간) 푸니쿨라(언덕을 오르내리는 전차) 탈선 사고로 최소 1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친 가운데 한국인 여성 1명이 다쳤다고 현지 구조 당국이 밝혔다.
포르투갈 SIC방송과 RTP 노티시아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한 푸니쿨라가 글로리아 지역을 지나다가 탈선해 굽은 길에 있는 건물에 충돌했다.

이중 처음으로 파악된 외국 국적의 부상자는 한국인 여성으로 현재 상프란시스쿠 자비에르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한다. 부상 정도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아나 파울라 마르틴스 보건부 장관은 해당 병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입원한 여성 3명 중 1명은 위독하고 2명은 중태”라고 말했다. SIC방송은 “이들 모두 다발성 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리스본의 푸니쿨라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탑승하는 관광 명물인 만큼, 외국인 사상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주앙 올리베이라 리스본 경찰국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을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범죄 행위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카를루스 모에다스 리스본 시장은 비카와 라브라 케이블카, 그라사 케이블카의 운행을 즉각 중단하고 장비를 검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포르투갈 국립 법의학 및 법의학 연구소(INMLCF)는 대규모 재난 대응팀을 가동하고 법의학팀을 강화해 모든 희생자 시신에 대한 부검을 완료하고 신원을 확인할 목표로 밤샘 작업을 진행 중이다. INMLCF는 익일인 4일 오전까지 모든 부검을 완료할 계획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유전자 검사나 치과 검사가 필요한 경우 신원 확인에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날 15명의 사망자를 추모하여 9월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하는 정부령에 서명했다. 리스본 시의회 또한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국제사회의 애도와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사고로 인해 2명의 자국 부상자가 나온 스페인의 정부는 “끔찍한 사고”라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정과 연대를 표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 이사회 의장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도 X(옛 트위터)를 통해 포르투갈과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연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