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부활한 프로탁구리그, 탁구 부흥의 발판으로

2025-06-16

2025년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시리즈1이 막을 내린 지난 15일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절로 피었다. 국내 무대에선 상상도 못했던 만원 관중 속에 경기를 치른 것을 넘어 국제 대회 수준의 환경과 상금까지 현실로 다가온 덕분이다.

여자 개인전 첫 챔피언에 오른 이다은(20·한국마사회)은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이승은(대한항공)을 3-0으로 꺾고 우승한 뒤 기자와 만나 “결승전을 시작하는 순간의 (함성에) 긴장했다”면서도 “제가 치르는 경기에 집중이 되니까 큰 무대가 어떤 곳인지 실감하게 됐다”고 웃었다. 남자 챔피언에 등극한 동갑내기 박규현(미래에셋증권)도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탁구리그는 한국 탁구의 숙원이었다. 중국과 독일, 일본 등이 프로화를 통해 탁구계를 선도하는 사이 한국은 과거의 명성을 지키지 못했다. 실업탁구연맹이 2022년부터 프로탁구리그(KTTL)를 출범시키면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2023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프로탁구연맹이 독립해 KTTP라는 새 이름으로 프로탁구리그를 부활시킨 게 다행이다. 탁구 명문인 삼성생명과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거래소 등 일부 실업팀들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13일부터 15일까지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KTTP 시리즈1 토너먼트는 연일 250석의 관중석이 매진됐다.

KTTP가 흥행에 성공한 비결은 선수들의 활약을 가까운 곳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 테이블 한 대를 놓고 매 경기를 소화하니 경기의 밀도가 남다르다. 공을 때리거나 기합을 외칠 때, 호쾌한 발구름 소리까지 고스란히 팬들에게 전달된다.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형식을 바꾼 것도 집중력을 높이는 요소였다. 시리즈1 우승 상금(남·녀 1800만원)에 버금가는 대관 비용을 시설에 투자해 대형 LED 전광판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에는 선수들이 일거수 일투족이 생생하게 전달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KTTP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것도 반갑다. 국가대표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다은은 여자 개인전 우승으로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도전의 자신감을 얻었다.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18살의 이승은은 서효원(한국마사회)의 은퇴로 명맥이 끊어질 것이 우려됐던 수비 탁구의 새로운 희망이 됐다. 매번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던 박규현도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재목이다. 프로탁구연맹은 샛별들의 등장을 한 편의 예능 프로그램처럼 발굴해 팬들에게 소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과거 연예인들이 탁구의 매력에 빠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던 <핑퐁스타즈>를 뛰어넘는 시리즈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현정화 프로탁구연맹 공동위원장은 “한국 탁구 선수들의 갖고 있는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큰 무대의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국제 대회에서 고전했다고 본다”면서 “국제 대회 수준의 경기를 꾸준히 치른다면 서로 경쟁 속에 더 성장할 수 있다. 탁구인의 한 사람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