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수가 공격수의 몸을 잡는 파울 그리고 수비수가 공격수의 유니폼을 잡는 파울. KBL은 플레이오프 전에 이를 확실히 다잡아야 한다.
창원 LG와 안양 정관장의 6라운드 경기부터 이야기하려고 한다. LG는 지난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정관장과 2024~2025 마지막 홈 경기를 치렀다. 당시에는 2위를 확정하지 못했기에, LG는 정관장을 무조건 잡아야 했다.
LG가 상승세를 탈 때, 일(?)이 발생했다. LG 칼 타마요(202cm, F)가 3쿼터 종료 3분 12초 전 속공 득점을 할 때, 정관장 디온테 버튼(192cm, F)이 자신의 옆에 있던 정인덕(196cm, F)의 유니폼을 살짝 당겼다.
수비수가 공격수 유니폼을 잡을 때, 심판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불어야 한다. 그렇지만 버튼의 행동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로 불리지 않았다. 타마요의 속공 득점이 LG와 정관장을 10점 차(56-46)로 만들었다고 하나, LG가 충분히 억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버튼의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이 명확했음에도, 심판진은 이를 그냥 넘어갔다. 아쉬웠다.
그리고 부산 KCC와 서울 삼성이 지난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2024~2025 마지막 맞대결을 했다. KCC 도노반 스미스(206cm, F)이 3쿼터 종료 3분 9초 전 풋백 득점을 시도할 때, 삼성 이정현(189cm, G)이 스미스의 오른팔을 잡았다. 동시에, 스미스의 오른팔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이정현의 명백한 파울이었다. 또, 이정현의 손이 스미스의 볼로 전혀 향하지 않았다. 스미스의 팔로 대놓고 향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현의 동작 또한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로 불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심판진은 ‘nothing’을 선언했다.
이에 격분한 스미스는 심판진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곧바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59-48로 앞섰던 KCC도 83-91로 역전패했다. 물론, KCC가 삼성의 속공과 3점을 막지 못해 역전패했지만, KCC와 스미스는 충분히 억울할 수 있었다.
또,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삼성이 지난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맞붙을 때,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현대모비스 숀 롱(206cm, F)이 1쿼터 종료 2분 전 속공을 시도할 때, 삼성 저스틴 구탕(188cm, F)이 숀 롱의 몸을 살짝 붙잡았다. 구탕의 손은 숀 롱의 볼로 전혀 향하지 않았고, 숀 롱은 이에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또 한 번 넘어갔다.
위에 언급한 세 장면 외에도, 수비수들의 손이 공격수의 볼로 향하지 않았다. 동시에, 공격수의 몸 혹은 팔을 볼 없이 잡아챘다. 그런 일이 꽤 많았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로 불리지 않은 적이 꽤 많았다.

한편, 지난 2월에 열린 유로바스켓 예선전에 나선 심판진은 손과 관련된 파울 동작을 엄격하게 불었다. 특히, 수비수가 공격수를 볼과 상관없이 몸을 잡아당길 때, 관장했던 심판진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과감하게 선언했다. 특정 선수가 상대 팀 선수를 팔로 강하게 밀어도, 심판진은 이를 놔두지 않았다.
또, 수비수의 손이 볼로 향하고, 수비수가 공격수의 몸을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쳤다. 심판진은 그때에도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선언했다. 수비수가 블록슛 과정에서 공격수의 몸을 강하게 내려칠 때에도, 심판진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KBL이 FIBA 룰을 따르고 있기에, 유로바스켓 예선전에 나온 판정과 KBL의 최근 판정은 뭔가 맞지 않았다.
10개 구단 관계자들도 불만을 크게 품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심판 분들의 콜이 몸싸움에 관대해졌다. 시즌 개막 전부터 예고됐다. 그렇지만 수비수의 손이 공격수의 몸이나 유니폼을 잡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가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다 보면, 선수들이 더 격해지고, 선수들이 다투는 경우가 잦아진다”고 걱정했다.
B구단 관계자는 더 강하게 이야기했다. “KBL이 시즌 전에 ‘몸싸움과 관련된 콜을 어지간하면 불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에게 ‘몸 대 몸으로 강하게 부딪혀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시즌이 흘러갈수록, 손을 쓰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선수들의 문제도 있겠지만, 심판 분들께서 이를 바로잡아줘야 한다. 자칫하면 UFC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이 걱정되는 이유. 2024~2025 6강 플레이오프가 오는 12일부터 열려서다.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보다 훨씬 높은 전투력을 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격해질 수 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은 구단과 팬들에게 더 큰 축제다. 그래서 경기본부와 심판진이 몸싸움과 손동작을 더 정확하게 봐야 한다. 몸싸움과 손동작을 디테일하게 구분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경기본부와 심판진은 지금부터라도 판정 기준을 다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이 2024~2025시즌 직전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쳤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본부와 심판진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그 의미를 제대로 짚지 못할 경우, 플레이오프 때 불미스러운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언급한 내용 외에도, 다시 다잡아야 할 기준은 많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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