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 단위 ‘무제한 교통권’ 전국서 폭발적 인기 [심층기획]

2025-03-18

해외 사례 보니

‘9유로 티켓’ 성공 힘입어 ‘49유로 티켓’

공공교통 수요 늘리고 탄소 배출 저감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로 벤치마킹

해외에서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의 성공적 사례로는 독일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사진)이 꼽힌다. 간략히 월 단위의 무제한 교통권이다. 2022년 6월 ‘9유로 티켓’으로 처음 선보인 뒤 2023년 5월 후속인 ‘49유로 티켓’이 출시됐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를 내놓기 앞서 벤치마킹한 사례로 전해진다.

18일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9유로 티켓’은 한 달 9유로, 약 1만4000원으로 횟수 제한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이다. 대상은 고속열차 이외 광역급행철도·광역전철·도시철도·트램·노면전차·버스를 망라한다. 독일 정부가 2022년 6∼8월 고물가 대응 및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한시적 도입했다. 독일은 버스 기본요금이 약 3500원으로 한국 대비 2.3배다.

당시 베를린의 월 정기권 가격이 86유로(약 13만5000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가격이다. 독일 전역에서 5200만장이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매우 좋았다. 또 정부가 애초 기대했던 물가상승률 감소에 더해 공공교통 수요 증가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3개월간 독일 정부는 25억유로(3조9450억원)의 재정을 추가 투입했지만 이산화탄소 180만t 저감, 대기오염 수준 6% 하향이라는 부가적인 성과도 올렸다.

이 같은 성공적인 평가에 따라 임시적이 아닌 상시적 도입 요구가 제기됐고, 2탄으로 나온 게 ‘49유로 티켓’이다. 과거 9유로 티켓이 온라인 플랫폼이나 자동판매기·고객센터에서 종이 구매권을 산 것과 달리 디지털로만 판매가 이뤄졌다. 연방 정부에서 1년에 15억유로를 지원하고, 동시에 각 주정부에서도 동일 예산을 지불하도록 사전 합의가 있었다. 이후 일부 주정부로부터 불만이 나오면서 올해 1월부터는 요금이 10유로(1만5700원) 인상됐다.

인접 국가의 경우 오스트리아가 2021년 1095유로(성인 기준)짜리 연간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 ‘기후 티켓’(KlimaTicket)을 출시한 바 있다. 청소년과 노인에겐 821유로를 받았다. 프랑스 남부 옥시타니에서는 하루 10유로의 무제한 철도 패스를 도입했다. 이 1일권을 구입하면 지역 급행열차인 ‘테르(TER)’ 노선에 한해 필요한 만큼 탈 수 있다. 여기에 편도당 2유로(3150원)만 더 보태면 시내버스도 저렴한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내외 경제 위기로 인해 보편적 서비스의 확대와 질적 재구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대중교통은 이동권 강화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공공성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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