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를 연일 맹공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불복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친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문 대행은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시절부터 호형호제한 사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문 대행과 이 대표는 2011~2013년 SNS에서 최소 7차례 개인 안부 등을 물으며 소통했다. 그 중엔 이 대표가 문 대행에게 아내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자, 문 대행이 이 대표에게 건강에 유의하라고 남긴 글도 있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에도 “문 대행이 이 대표의 모친상에 직접 조문했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곧바로 “문 대행은 조의금을 낸 사실도 없었다”고 반박했었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 헌법재판소 재판관 8인중 문 대행과 정계선·이미선 재판관이 진보성향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도 파고들었다. 그러면서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은 국회 탄핵 소추 대리인단의 김이수 변호사와 같은 법인에서 활동 중이고, 이미선 재판관의 동생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산하 ‘윤석열 퇴진 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 재판마저 ‘패밀리 비즈니스’로 전락해서야 되겠느냐”며 “우리법연구회 출신 헌법재판관들은 법률가로서의 양심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좌파 세도 정치를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이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이미선 재판관과 동생 관계를 지적하면서 “명절에 만나거나 대화를 통해 예단이 형성될 수 있다”고 쓴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에 대한 위헌 여부를 헌재가 2월 3일 결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권 원내대표는 “한덕수 (총리) 탄핵 심판은 외면하면서 마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불공정 재판의 배후에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행의 과거 SNS도 문제 삼고 있다. 문 대행은 2010년 유엔군 참전용사가 안장된 유엔기념공원에 방문한 뒤 블로그에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을까”라고 썼다. 지난 28일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 대행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6·25 전쟁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대행은 이튿날 “원문을 읽어보라”며 페이스북에 해당 글을 올렸다. 문 대행은 이 글에 “북한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의 글이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해 봉사활동을 한 것”이라고 부기했다.
민주당은 여권의 헌재 공격을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반국가적 망동”이라고 비판했다. 이건태 민주당 법률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윤석열에 대한 탄핵 인용을 대비해 불복할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이런 식이면 윤석열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문인 헌법재판관 7명도 재판에서 손을 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 역시 “(과거 아는 사이였다는)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일반 형사재판이든 헌재 재판이든 판단할 수 있는 재판관이 있겠는가”라며 “결국은 본인(국민의힘)들이 정당성이 없으니 메신저를 공격하는, 탄핵에 불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사법 판단의 수준을 모두 연고주의로 다 환치시키는 퇴행적인 접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