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외부 인재를 대거 영입하며, 임원진을 강화했다. 2027년 송도 공장 가동에 맞춰 사업화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을 집중 영입하며 선두 따라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분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법인장에 브라이언 그리븐 전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했다.
그리븐 미국 법인장은 미국 제약사 제넨텍을 시작으로 암젠, 베링거인겔하임 등을 거쳐 최근까지 차바이오그룹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근무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임상제조 부문 디렉터로 근무하는 등 우리나라 기업과도 인연이 있다.
신임 미국 법인장 선임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주력인 북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한 인사다.
전임 마이크 하우슬레이든 미국 법인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23년 BMS의 뉴욕 시라큐스 공장 인수 당시 BMS 소속 임원이었다. 약 2년 간의 안정화 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롯데' DNA를 입히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사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영입 기조가 이어졌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설립 당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을 대거 영입해 조직을 꾸렸다. 올해만 해도 제임스 박 대표를 시작으로 최근 영입한 장준영 글로벌BD부문장(CBO), 전지원 전략기획부문장(CGO)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이다. 주력인 미국 법인장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을 앉히면서 본격적인 노하우 이식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큐러스 공장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등 북미지역 영업을 본격화고 있다. 2027년 송도1공장 상업 가동까지 예정되면서 사전 수주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경험이 없다보니 빠른 시일 내 사업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업계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력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롯데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로 대표되는 헬스케어·바이오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시장 안착하는 것이 과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도 CDMO 사업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업계 선두기업의 인력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전문성 있는 임원을 영입, 빠른 시장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