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공식 문서 서체로 채택됐던 산세리프 글꼴 ‘캘리브리(Calibri)’ 사용을 중단하고, 기존의 ‘타임스뉴로먼(Times New Roman)’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부처 공식 문서의 품위와 전문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9일(현지시간) 각 외교 공관에 보낸 지침에서 “캘리브리 서체는 혼란스럽고 미국 정부 문서의 격식에 맞지 않는다”며 타임스뉴로먼 사용을 지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타이포그래피는 문서가 얼마나 일관되고 전문적인지, 공식 문서로서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요소”라며 “캘리브리 전환은 부처 서신의 품질만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2023년 바이든 행정부 당시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Equity & Inclusion·DEI) 부서 권고에 따라 캘리브리를 공식 문서용 글꼴로 도입했다. 캘리브리는 획의 두께가 일정하고 모서리가 둥근 산세리프 계열로 시각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문서 인식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세리프 계열인 타임스뉴로먼은 글자 끝 장식이 있어 인쇄 문서 가독성이 좋다는 연구도 있다.
루비오 장관은 바이든 정부의 서체 변경을 “낭비적 DEI 정책의 사례”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 접근성을 이유로 서체를 바꿨지만 부처에는 14만5000달러 규모의 손실만 초래했다”고 주장했지만,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에 따라 국무부 문서는 10일부터 14포인트 크기의 타임스뉴로먼으로 작성된다. 다만 국제조약·대통령 임명 관련 문서는 기존처럼 12포인트 ‘쿠리어 뉴(Courier New)’를 사용한다.
캘리브리 글꼴을 디자인한 네덜란드 서체 디자이너 루카스 드 그루트는 BBC에 “이번 결정이 슬프면서도 우습다”고 말하며 유감을 표했다.
올해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전반에서 DEI 정책을 폐지하는 대대적 정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식 문서 서체 변경 역시 이러한 ‘반(反) DEI’ 행정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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