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FPV 드론 공격을 피하던 러시아군 전차 T-90M이 도랑에 빠져 결국 공격을 받고 파괴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작전이 자군의 드론 기술과 기동력으로 러시아군의 최신 방어 체계를 압도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미 포브스 등 외신은 “러시아 군대가 쿠르스크주(州)에서 전투를 벌이던 중 자군의 탱크를 구덩이 속으로 몰아넣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T-90M 전차는 첫 번째 FPV 드론 공격에서 왼쪽 트랙 부분에 타격을 입었다. 포탑에 드론 방어 장비가 장착돼 있었으나 공격을 막진 못했다. 전차는 두 번째 타격 후 세 번째 공격을 피하기 위해 진흙탕 길을 빠르게 질주하다 깊게 패인 도랑에 전차 앞부분이 빠지고 말았고, 전차에 탔던 장병들은 전차를 포기하고 탈출해 몸을 피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방치된 채 드론 공격을 T-90M은 결국 파괴됐다.
T-90M은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최신형의 주력 전차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최고의 전차’라고 자랑해 온 바 있다. 125㎜의 주포를 장착하고, 외부 공격을 받으면 미리 터지면서 공격 미사일의 관통력을 약화시키는 반응 장갑을 장착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장갑이 열이나 전파를 흡수하는 스텔스 기능 자재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1993년부터 배치된 T-90M의 대당 가격은 한화로 최대 8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자폭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 공격에 취약한 점이 드러나면서 러시아군은 최근 전차와 장갑차에 철망 형태의 방어 장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작전이 자군의 FPV 드론의 효율적인 활용을 통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무기를 효과적으로 무력화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