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IT쇼(WIS) 2025 행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수출 성과를 거뒀다. 전세계 주요 기업, 바이어의 참가가 늘면서 국내 우수 기술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이끄는 핵심 무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한국무역협회가 24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글로벌 ICT 바이어 수출상담회'에서는 총 2억28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이 이뤄졌다. 지난해 상담액 1억7000만달러를 훌쩍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실제 계약추진액은 1억580만달러에 달한다.
참여 기업 규모도 대폭 늘었다. 이번 수출상담회에 참여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전시기업을 포함해 183개사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도 영국, 중국, 베트남 등 12개국에서 45개사가 참여했다. 영국 소프트캣과 일본 후지소프트, 인도네시아 텔콤셀 등도 WIS 2025 현장을 찾았다.
국내 ICT 기업과 각국 바이어는 일대일 상담을 통해 잠재적 투자와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이틀간 성사된 상담건수는 679건에 이른다. 작년에는 640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매출이 10억달러가 넘는 빅바이어가 절반 가량 참여한 덕분에 굵직한 계약이 다수 성사됐다.
수출 상담 품목도 인공지능(AI) 융합 기술과 로봇, 지능형 모빌리티, 보안, 디지털 트윈, 헬스케어 등 ICT 전 분야를 총망라한다.
초소형 탈중앙화 데이터센터 솔루션인 '나노데이터센터(NANODC)'를 선보인 국내 IT 기업 제타큐브는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 '딥시크'에 결제 서비스와 장비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측 바이어인 쓰촨 클라우드 텐푸 테크놀로지는 제타큐브와 만나 200만달러 규모의 딥시크 결제 서비스 수출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타큐브가 이번 WIS에 전시한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인 DePIN은 딥시크 R1 모델을 단독 설치해 운영할 수 있는 단독 서버를 제공한다. 이번 수출상담을 통해 딥시크 결제서비스와 나노 DC 장비 제공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
제타큐브 관계자는 “바이어와 실질적 협력 논의로 자사 기술의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와 규모를 고려할 때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거래 플랫폼 '마이디'를 운영하는 에스앤피랩은 싱가포르 시장에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약추진액은 10만달러다. 에스앤피랩은 싱가포르 바이어인 마이메드볼트와 상담을 진행한 결과 의료 건강 데이터 결합 분석 기반의 하이퍼케어 서비스에 대한 기술협력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어가 마이디 서비스 기능 및 구조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현지 시장에 맞춘 공동 기술개발과 서비스 현지화를 적극 희망했다”면서 “향후 정식 계약으로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WIS 2025는 17개국 450개 기업·기관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ICT 행사로 발돋움했다. 작년과 비교해 참가국 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수출상담회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 촉진을 위해 북미와 중동 등 주요 대륙의 국가별 투자유치 정책과 혜택을 소개하는 글로벌 진출 투자설명회도 열렸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