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온, 美 배터리 합작 투자 재개…전기차 캐즘 중단 1년만

2025-09-17

현대자동차가 SK온과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속도 조절에 나선 지 1년 만이다.

투자 재개는 한국인 구금 사태 직전 이뤄졌다. 뜻하지 않게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에 차질이 생긴 현대차에 SK온 조지아 합작공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협력사에 현대차 합작공장 4개 라인에 들어갈 장비 반입을 요청했다. 지난 2일 이같은 내용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설비사는 납품 준비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SK온과 함께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배터리 연간 생산 능력이 35기가와트시(GWh)인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양사는 이곳에 배터리 생산 라인 8개를 만들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전기차 수요 감소로 4개 라인만 우선 구축키로 하고, 나머지는 보류시켰다.

갑작스런 구매 중단에 협력사들은 자재를 구매하거나 장비를 만들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몰렸는데, 현대차와 SK온이 1년 만에 투자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1개 라인은 연내에, 3개 라인은 내년 1분기에 완성할 전망이다.

SK온 관계자는 “일시 중단됐던 합작공장 장비 반입 재개를 위해 합작 파트너인 현대차와 지속 논의해왔고, 지난 2일부로 공식 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시장 상황과 현대차가 준비했던 미국 내 생산계획, 또 1년간 중단된 라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은 SK온의 역할 확대 여부다.

공교롭게도 현대차와 SK온이 투자 재개를 결정한 지 사흘 뒤인 지난 9월 5일(현지시간 4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에서 구금 사태가 발생했다. 조지아주 서배너에 짓고 있던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은 한국 엔지니어들의 귀국으로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비자 문제도 남아 언제 다시 인력을 투입, 건설을 재개할 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SK온 합작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회사는 단기 상용 B-1 비자 소지자는 현지 업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인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현장 재투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SK온과의 합작공장이 속도를 내면 현대차 공급망 내에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SK온 합작공장에서 배터리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LG에너지솔루션 공백 해소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SK온과의 협력 확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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