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부터 “안보문서 개정”···‘전쟁 가능 일본’ 꿈꾸는 다카이치의 강경 드라이브

2025-10-22

취임 9개월 된 국가안전보장국장도 전격 교체

유신회와 손 잡고 ‘평화헌법’ 개정도 추진 전망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취임 첫날부터 방위비 증액을 골자로 한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을 지시하고,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을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외교 전략을 기초한 인사로 교체했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의 방위비 확대 압박, 연립정부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와 합의한 내용 등을 구실로 군사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22일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을 염두에 두고 “최근 전쟁의 대응이 상당히 바뀌었다”면서 “3대 안보 문서 재검토 작업을 지시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각을 다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방위상은 “지시서를 잘 받았다”면서 속도를 높이라는 강력한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2027년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증액하는 목표를 담고 있는 3대 안보 문서를 조기 개정하는 것은 2% 이상으로 추가 증액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일본에 방위비를 GDP의 3.5%로 증액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3대 안보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는 일본의 국방 정책 방향에 대한 핵심 지침을 담은 문서다. 2013년 당시 아베 신조 정권에서 처음 마련된 국가안전보장전략은 외교·안보 정책의 근본 방향을 담은 지침서로, 2022년 처음 개정됐다. 당시 개정을 통해 적 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공격 능력을 의미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향상하는 내용과 방위비 증액 목표 등이 포함됐다.

국가방위전략은 방위력 목표와 실현 방안을 담은 문서로, 국가안전보장전략과 함께 10년 단위로 개정된다. 방위력정비계획은 장비·예산·인력 등 구체적 방위력 구축 계획을 5년 단위로 명시한 문서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재임 시절이던 2022년 12월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해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 방위비를 GDP 대비 2% 수준으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밤 첫 각의(국무회의)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국가안전보장국장을 교체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오카노 마사타카 국가안전보장국장을 퇴임시키고 후임에 이치가와 케이이치 전 국가안전보장국 차장을 임명했다. 국가안전보장국은 총리가 의장을 맡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사무국이다.

이 인사에 대해 아사히는 “이례적인 단기간의 교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뿐 아니라 국가정보국 설치, 스파이방지관련법 제정 등 매파색이 강한 정책을 진행하려는 생각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국가안전보장국이 2014년 창설된 이래 역대 국장은 2년 반에서 5년여간 임무를 맡았지만 오카노 전 국장은 불과 9개월 전에 취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치가와 신임 국장은 아베 전 총리가 주장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등 외교 전략 기초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다”면서 “아베의 외교안보 정책을 계승하는 총리에게는 최적의 인사”라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 같은 안보정책 추진에는 집권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가 우익 성향이 강한 일본유신회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과 유신회가 지난 20일 합의한 연정 관련 12개 부문 합의서에는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과 국가정보국 창설 등 내용이 담겨있다. 장사정 미사일을 탑재한 채 장시간 장거리를 잠항할 수 있는 차세대 동력 기반 잠수함 보유를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자민당과 유신회는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개헌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제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 교전권 부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 국가’로 전환하는 것은 아베 전 총리를 포함한 일본 우익들의 숙원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서는 “영해나 배타적 경제수역에의 도래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국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방위상, 외무상에게 정보 수집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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