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외교전략가’ 깜짝 발탁… 보수색 짙어지는 日 내각

2025-10-22

외교안보 사령탑 이치가와 임명

다카이치 총리, 안보3문서 개정

취임하자마자 거침없는 행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외교·안보 정책 사령탑 격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깜짝 교체하는 등 보수색을 선명히 하고 있다.

2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밤 첫 각의(국무회의)에서 오카노 마사타카(61) 국가안보국장을 퇴임시키고 이치가와 게이이치(61) 전 국가안보국 차장을 후임으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이치가와 신임 국장은 지난 16일자로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발령이 난 데다 오카노 전 국장은 취임한 지 9개월밖에 안 된 터여서 이례적인 교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안전보장국은 일본 외교·안보정책의 조정 역할을 하는 기구로, 총리가 의장을 맡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사무국이다. 2014년 창설된 이후 수장들은 2년반∼5년여간 임무를 수행해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적임이라고 판단되면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기용한다는 게 다카이치 방식”이라는 측근의 말을 전하며 “이치가와 발탁은 최대 서프라이즈”라고 했다. 외교관 출신인 이치가와 신임 국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중국 견제를 위해 제창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의 기초를 잡는 데 참여한 경험이 있어 아베 전 총리의 외교·안보노선을 계승하는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안성맞춤 인재라는 설명이다.

이날 깜짝 인선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큰 외교 관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27∼29일)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일각을 다투는 상황”이라며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문서 조기 개정에도 의욕을 나타낸 바 있다. 방위비를 2027회계연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리겠다는 현행 목표를 수정해 ‘2% 이상’으로 추가 증액하는 것이 안보문서 개정의 핵심 내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에게 ‘방위력의 발본적 강화’를 주문하며 “(쌀값을 잡기 위해) 농림수산상으로 취임했을 당시보다 더 속도감 있고 힘있게 추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동맹국에 방위비 인상 압박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24일로 예정된 소신표명연설에서 안보문서 개정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본의 방위력은 충실히 갖춰 나간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하고 싶다”며 “양국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통해 정상 간 신뢰관계를 깊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국내 최대 현안인 고물가 대책을 위해 소비세를 감세하기로 일본유신회와 합의해 뒀기 때문이다. 대신 법인세, 소득세, 담뱃세 증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국민 부담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 이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에 참석, 이재명 대통령 등 주변국 정상들과도 대면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자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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