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구동휘 대표 합류했지만…여전히 존재감 옅은 LS증권

2025-10-17

[비즈한국]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의 사업을 추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반면 대기업 계열 증권사인 LS증권(옛 이트레이드증권)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다. 자기자본이 1조 원도 되지 않아 국내 주요 증권사에 비하면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S그룹 오너 일가인 구동휘 LS MnM 대표(43)가 올해 초 LS증권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구 대표가 합류함으로써 그룹이 LS증권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직까지 LS증권 지원과 관련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1월 LS증권을 1299억 원에 인수했다. LS그룹의 주요 사업은 전기, 전자, 소재 분야로 금융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에 LS증권을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으로 보였다. LS증권의 순이익은 2023년 287억 원에서 2024년 166억 원으로 42.01% 감소했다. LS증권은 시장변동성 증가로 인한 트레이딩 수익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추가 설정 등으로 인한 수익 감소 등을 실적 감소 이유로 들었지만 주주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LS증권은 올해 3월 LS그룹 오너 일가인 구동휘 LS MnM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그룹의 LS증권 지원에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 대표는 과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LS증권 이사회는 구동휘 대표 선임 당시 “구동휘 대표는 LS MnM 대표이사, E1 사내이사, LS네트웍스 사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로 기업 경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LS그룹 내 계열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통찰력을 보유했다”며 “이러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회사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구동휘 대표 합류 후 LS증권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6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42억 원으로 29.73%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불안요소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LS증권에 대해 “직접 투자한 부동산 금융 자산 중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이 ​장기간 ​지연돼 연체되거나 인허가가 장기간 지연된 브릿지론, 분양률이 부진하거나 공정률이 예정 대비 크게 미달하는 본 PF 사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매분기 부동산 PF 사업성평가가 진행됨에 따라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내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기대했던 LS그룹의 지원 소식은 딱히 들리지 않는다. LS그룹의 주요 사업이 금융과는 무관한 만큼 LS증권과의 시너지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현행법상 LS증권은 LS그룹 계열사 기업공개(IPO·상장) 주관사로 참여할 수 없고, 인수단으로만 참여가 가능하다. IPO 인수단은 주관사와 발행회사의 주식 인수와 판매를 분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NH투자증권이 모회사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6500억 원을 유상증자 형태로 수혈 받는 등 다른 증권사들은 계열사의 지원을 적지 않게 받은 사례도 있다. LS증권 관계자는 “물질적인 도움보다는 LS증권이 지난해 LS그룹에 편입됐다 보니 그룹에 동화되는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LS증권의 실적은 구동휘 대표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S그룹은 총수 일가가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는 구조다. 1대 회장은 고 구자홍 회장, 2대 회장은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 3대 회장은 구자은 현 회장이다. 모두 오너 2세들로, 차기 회장은 오너 3세가 맡을 전망이다. 구동휘 대표는 구자열 의장의 장남이다.

3세 중 적장자로는 구자홍 회장의 장남 구본웅 씨가 꼽힌다. 그러나 구본웅 씨는 L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자은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구동휘 대표가 실적으로 능력을 증명한다면 구 대표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LS그룹은 차기 회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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