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경(齒鏡), 내 삶을 비춰준 거울 ⑦
오경아 오알프치과 원장
앞니 부분교정, 그 중 설측부분교정 진료에 있어 초심자였지만 운이 좋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교정과 대학원 및 각종 교정 연수회와 세미나에서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과 연자분들께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해 주셨기 때문이다.
사실 위의 case들도 지금의 눈으로 보면 IPR을 하고 부분교정을 한 것이 과연 잘 한 선택이었을까…하고 다시금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필자는 위의 case들보다 더 심한 부정교합들도 안타깝게 부분교정으로 많이 치료를 해 왔다.
부분교정을 처음하던 시기에는 하악의 crowding이 너무 심했기에 파절되고 탈락된 보철물만 교체하는 치료를 하고 하악 치열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환자분에게 말씀드렸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 하전치의 crowding은 특히 2D bracket을 이용한 설측교정에서 anchor를 잘 설정하면 교합력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overbite가 개선되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알게 되면서 다시금 환자분께 치료 계획 변경을 설명드린 후 하악치열을 부분교정으로 치료하였다. Overjet & overbite의 문제가 개선된 이후 보철물의 탈락 및 파절이 없다.
치아에 자신감이 없었던 환자는 앞니를 심미적으로 개선하면서부터 치아에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칫솔질을 더 잘하게 되었고 앞니 치료를 마친 후 바로 구치부 충치치료 및 임플란트 치료를 하겠다고 하셨다. 장기적 관점에서 구치부 supporting을 통한 구조 개선 후 앞니치료를 하는 것이 100% 옳은 일인데 환자분에게 동기부여를 시키지 못함을 여전히 후회한다.
그런데 과연 이 환자분은 구치부부터 치료를 했을까? 치과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컸던 환자분의 history를 생각해 보면 구치가 엄청 더 많이 망가지고 나서야 어쩔 수 없이 치과치료를 하기로 결정하셔서 전반적인 구조가 더 망가져서 치료를 하게되지는 않으셨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다행히 지금까지 초심자의 운이 따랐다. 그러나 부분교정 case가 점점 쌓여갈수록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부분교정으로는 치료하지 말았어야 하는 case들이 쌓여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