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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했던 키움 내야가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 공백이 가장 큰 2루를 송성문이 맡고 3루를 신인 여동욱이 지키는 모양새다. 시행착오가 많았던 유격수 자리는 김태진에게 맡겨졌다. 지난 시즌 개막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2025 버전 키움 내야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키움의 가장 큰 숙제는 내야 교통정리였다. 주전 2루수로서 수비와 타격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온 에이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2루수 경험이 있는 3루수 송성문에게 2루를 맡기면 연쇄적으로 3루가 비었다. 결국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었다.
키움은 김혜성의 이탈을 대비해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신인 내야수를 대거 충원했다. 신인 14명 중 6명이 내야수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염승원을 제외하고 퓨처스리그 스프링캠프에 승선했던 신인 내야수 5명(양현종, 여동욱, 전태현, 권혁빈, 어준서)은 전원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내야에 신인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2루와 3루 더블 포지션을 주문받은 송성문을 중심으로 새로운 얼굴을 어떻게 배치할지가 관건이었다.
키움은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대만 프로팀 중신 브라더스, 라쿠텐 몽키즈와 세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세 경기에서 내야 선발 포지션은 같았다. 송성문이 2루수로 보직을 옮겼다. 3루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7번으로 뽑힌 여동욱이 맡았다. 1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주환의 몫이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유격수를 맡은 김태진은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며 포지션 굳히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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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과 김태진은 지난 시즌까지의 ‘김혜성-김휘집’을 이어 키움의 새로운 키스톤 콤비가 됐다. 이번 시즌 팀에 합류한 베테랑 내야수 강진성은 최주환의 1루 대수비로 투입되고 있다.
여동욱은 이번 대만 연습경기에서 2025 신인 중 유일하게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라쿠텐전에서는 2루타를 쳐 선취점을 올리며 타격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여동욱 외에도 여러 신인이 내야 오디션을 치르고 있다. 어준서와 권혁빈은 교체선수로 3루에 올라 수비력을 평가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내야 구상이 굳어진다면 3루를 신인이 맡고 나머지 포지션은 베테랑이 담당하게 된다. 수비 부담이 큰 3루수에 젊은 선수가 정착한다면 키움으로서는 큰 수확이다. 지난 시즌 송성문은 키움 3루수로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어떤 새로운 얼굴이 그 자리를 이어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