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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37·SSG)은 지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았다. SK 시절부터 팀의 오랜 에이스였던 김광현은 미국 무대에서 돌아온 뒤에도 SSG의 상징적인 선발 투수다.
외국인 투수들을 제치고 개막전을 맡았던 김광현은 에이스 명성을 유지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규정이닝 이상을 넘긴 투수는 SSG에 김광현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12승(10패)을 거뒀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훈련을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4일부터 2차 훈련을 시작한 SSG도 이제 실전 모드로 돌입한다. 이숭용 SSG 감독은 “모두가 올해도 우리를 높게 보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올해는 좀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비시즌 전력 보강한 팀이 많아 SSG를 5강 후보로 꼽는 시선이 많지 않지만 스스로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예고를 했다. 그 자신감의 원천이 선발진이다. 이숭용 감독은 “5선발은 송영진이 유력하지만 아직 경합 중이고, 4선발까지는 안정권에 들어갔다”며 “그 순서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 김광현이 2선발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SSG는 올해 외국인 투수 둘을 아주 공들여 뽑았다. 지난해 교체 선수로 입단했던 드류 앤더슨을 재계약하고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출신의 미치 화이트를 영입했다. 앤더슨과 화이트 모두 강속구를 던지는 구위형 우완투수다.
앤더슨은 지난해 23경기 11승3패 평균자책 3.92를 기록했다. 특히 9이닝당 12.29개의 빼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적응을 마친 앤더슨과 함께 빅리그 출신 화이트를 공들여 영입한 터라 SSG는 이 외국인 듀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외국인 원투펀치로 1·2선발을 앞세우고 국내 1선발 김광현이 3선발로 들어가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조금 다른 구상을 하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지금 앤더슨과 화이트 둘 다 구위가 워낙 좋아서 고민 중이다. 둘 중 누가 1선발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외국인 투수 둘을 떨어뜨려 놓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어서 김광현이 그 사이에 (2선발로) 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웬만한 팀들은 외국인 듀오로 원투펀치를 구성한다. 김광현이 2선발로 들어갈 경우 타 팀 외국인 투수와 맞대결 순서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광현은 지난 2년 연속 개막전에서 상대 외국인 1선발과 상대해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을 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 후반부로 가면서 전보다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우완인 앤더슨과 화이트 사이에서 좌완 선발로 균형을 맞춰주면서 선발진 위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 감독은 4선발 문승원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4선발 문승원은 거의 확정됐다고 보면 된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던지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몸을 아주 잘 만들어왔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워낙 좋은 투수인데 생각도 많이 바꿔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