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고양이에서 영감"…KAIST 사족보행 로봇, 장애물 지형에서도 고속 이동

2025-06-03

국내 연구팀이 계단과 징검다리, 벽 등 장애물이 많은 지형에서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복잡한 지형에서 천천히 이동하던 기존 사족보행 로봇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무슨 일이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지형에서도 시속 14.4㎞의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속도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보다 2~3배 빠른 수준이다. 해당 기술은 연구팀이 2022년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에 적용됐다.

연구팀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라이보는 마치 파쿠르 동작을 구현하는 듯 수직 벽을 달리고 1.3m 폭의 간격을 뛰어넘으면서도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 파쿠르는 사람이 맨몸으로 담을 뛰어넘거나 건물 사이를 빠르게 넘나드는 스포츠다.

어떻게 가능해

핵심은 로봇의 발 디딤 위치를 계획하고, 계획된 발 디딤 위치를 정확히 따라가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로봇이 안전하게 디딜 수 있는 여러 후보 경로를 계산해 위험하거나 불가능한 경로는 미리 걸러내도록 했다. 특히 사족보행 로봇이 고속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내부 소프트웨어의 계산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었는데, 연구팀은 고양이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고양이는 앞발이 밟았던 지점을 뒷발로 따라 디디는데, 이 구조를 사족보행 로봇에도 적용했다. 이 구조는 앞발의 움직임만 계산하면 돼 기술 구현에 필요한 계산량을 크게 줄였다.

황보 교수는 “기존 사족보행 로봇은 주변 지형지물을 인식한 뒤 한걸음 나가는 것만 계산해 움직였지만, 라이보는 3~4걸음 나갈 경로를 미리 계산해 움직이기 때문에 복잡한 지형에서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게재됐다.

‘라이보’는 어떤 로봇?

황보 교수 연구팀은 2022년 해변의 모래사장에서도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를 처음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성능을 개선한 ‘라이보2’가 마라톤 풀코스(42.195㎞)를 4시간 19분 52초의 기록으로 완주하기도 했다. 사족보행 로봇이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였다.

앞으로는

황보 교수가 설립한 라이온로보틱스는 지난해 싱가포르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실험용으로 ‘라이보’를 판매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황보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로 사족보행 로봇이 앞으로 재난 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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