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래 14연승 무패행진을 달리던 여자배구의 '거인' 흥국생명이 최다 연승 타이(현대건설, 15연승)를 목전에 두고 무너졌다.
흥국생명은 1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정관장과의 홈 경기에서 1-3(22-25 23-25 25-14 22-25)으로 패했다.
흥국생명은 구단 최다 기록인 13연승을 넘어 14연승을 달리며 순항하던 중 정관장에게 발목을 잡혀 리그 최다 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흥국생명의 질주에 제동을 건 정관장은 2022~2023시즌 리그 최다 15연승을 달리며 16연승에 도전하던 현대건설의 덜미를 잡았던 전적이 있어 '거인 사냥꾼'으로 거듭났다.
이날 흥국생명 김연경은 26득점,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는 15득점에 공격성공률 76.9%로 순도 높은 공격을 선보이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정관장은 주포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무려 34득점을 쓸어담았고,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도 20득점을 올려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상승세에서 만난 양팀의 대결은 불꽃 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1세트 초반 끌려가던 흥국생명은 투트쿠, 김연경, 피치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연속 5득점하며 9-7로 앞서갔다.
이에 맞서는 정관장은 부키리치, 메가, 정호영의 강력한 공격으로 맞불을 놔 연속 5득점을 올려 11-14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아슬아슬한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1세트 후반 흥국생명이 22-20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정관장은 미들 블로커 정호영의 속공과 반야 부키리치의 쳐내기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쫓기던 흥국생명이 멈칫하는 사이 정관장은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흐름을 뺏긴 흥국생명은 평소와 달리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끌려다녔다. 2세트 중반 이후 힘을 낸 흥국생명은 17-21로 뒤진 상황에서 정관장의 범실 2개가 나와 운이 따랐고 피치의 블로킹, 오픈 등 공수전반의 움직임이 살아나며 21-21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23-22,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흥국생명은 또다시 정관장 부키리치의 3연속 오픈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23-25로 또 다시 세트를 내줬다.
3세트 초반 정관장이 크게 흔들렸다. 1, 2세트 내내 활약하던 부키리치와 메가왓티가 힘을 쓰지 못하자 정관장은 주축 선수의 체력안배 차원에서 대거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었다.
흥국생명은 주전이 빠진 정관장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워 25-14로 가볍게 이기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4세트 정관장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정관장 부키리치와 메가에게 11-15까지 끌려가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분전으로 17-15 역전에 성공했다.
21-18, 3점 앞선 흥국생명에게 부키리치와 메가가 또다시 악몽을 선사했다. 부키리치의 3연속 오픈이 잇따라 흥국생명의 코트에 꽂히며 순식간에 정관장이 역전했다. 김연경의 회심의 일격도 메가의 블로킹에 막혔다.
22-23에서 흥국생명은 상대 부키리치와 메가에게 퀵오픈을 허용하며 22-25로 4세트를 내주고 결국 세트 점수 1-3으로 패했다.
[ 경기신문 = 이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