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후 한우시장, 할인 경쟁 ‘격화’

2025-02-12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명절이 지나자 전국적으로 한우 재고가 급증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초특가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소재 한 한우 전문 판매점은 명절 직후 한우 1++등급 안심 600g을 8만원대에 판매하는 초특가 행사를 시작했다. 이는 한우의 품질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가격으로, 그만큼 재고를 신속히 소진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명절 기간 한우 소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명절 수요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도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상위등급의 구이용 부위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값에 판매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육 부위는 높은 재고 부담과 가격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업체들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할인 경쟁을 통해 재고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려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현재 한우 시장에서 가장 큰 우려는 이러한 할인 경쟁이 장기화되면서 고급 육류로서의 한우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구이용 부위를 미끼로 활용해 정육 부위를 묶어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소비자들에게 한우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할인만을 기다리는 구매 패턴을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우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할인 행사가 소비 활성화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우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여전히 고가의 육류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정치적 불안정성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소비 심리는 더욱 식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할인 경쟁이 한우 판매에 단기적인 활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신뢰와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우 시장이 단순 할인 경쟁에 의존하기보다는 새로운 판매 전략과 마케팅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에게 한우의 품질과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고, 선호도가 낮은 부위의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육 부위의 활용도를 높이는 새로운 상품 개발이나,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적으로 사육된 한우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캠페인이 중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우 소비가 위축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상황의 불확실성과 정치적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소비자들은 명절 이후 더욱 신중해진 소비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한우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업계가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다 혁신적인 방안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자들의 지출을 다시 한우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한우 업계는 단기적인 할인 행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시장의 안정성과 소비자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한우의 명성이 유지되기 위해선 단기적인 가격 경쟁이 아니라, 품질과 가치를 중심으로 한 종합적인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명절 이후의 상황은 한우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할인 경쟁과 재고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한우 시장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길을 찾는 것이 지금의 과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에게 한우의 품질과 가치를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는 노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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