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중고생 체내 발암물질 ‘카드뮴’ 2배 폭증, ‘좀비 발암물질’도 증가

2024-12-30

국내 영유아, 중고생, 성인 등의 소변 중 중금속 카드뮴 농도가 2배가량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이자 ‘좀비 화합물’로 불리는 과불화옥탄산(PFOA)의 체내 농도도 성인, 청소년 모두에서 3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5기(2021~2023년)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환경부는 환경보건법에 따라 매 3년마다 국민의 환경유해물질 체내 농도를 확인하는 내용의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21년부터 3년간 전국에서 표본 추출한 250개 지역(읍면동 수준)과 190개의 보육·교육기관을 대상으로 3세 이상 국민 6,608명의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해 환경유해물질의 농도를 파악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 환경유해물질의 체내 농도는 이전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감소하거나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혈액 내 납과 수은 농도는 제1기(2009~2011년) 기초조사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금속 가운데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의 경우 4기에 0.11㎍/ℓ였던 것이 이번에는 0.211㎍/ℓ로 증가했다. 초등학생은 0.2㎍/ℓ에서 0.247㎍/ℓ, 중고생은 0.15㎍/ℓ에서 0.286㎍/ℓ, 성인은 0.35㎍/ℓ에서 0.594㎍/ℓ로 늘어났다. 초등학생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카드뮴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중금속으로, 특히 어린이·청소년의 발달장애 및 생식기계 이상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일본에서 발생했던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대체로 오염된 물이나 식품, 흡연 등을 통해 노출된다.

이 같은 카드뮴 증가에 대해 환경부는 건강영향 권고값(HBM)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카드뮴의 건강영향 권고값은 성인 1.0㎍/ℓ 어린이·청소년 0.5㎍/ℓ다.

역시 발암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 가운데 과불화옥탄산(PFOA) 역시 성인과 청소년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의 체내 농도는 중고등학생의 경우 4기 조사에서 3.66㎍/ℓ였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3.93㎍/ℓ으로 7.4%가량 늘어났다. 또 성인에서는 6.43㎍/ℓ에서 6.81㎍/ℓ로 약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 물질의 건강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준치를 강화하는 등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기준치가 지나치게 높이 설정돼 있는 상태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지난 4월 PFA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의 기준치를 4ppt(부피의 단위·1리터당 나노그램)로 강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의 기준치는 48ppt다. 과불화화합물은 안정적인 화학구조로 분해가 잘 안 되는 탓에 일명 ‘영원한 화합물’, ‘불멸의 화학물질’, ‘좀비 화합물’ 등으로 불리는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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