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서혜진 ‘언더피프틴’ 성상품화 시청자탓, 책임의식 없어”

2025-03-26

여성단체가 MBN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과 제작자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6일 논평을 내고 “서 대표는 ‘언더피프틴’이 아동·청소년의 성상품화라는 비판을 전면 부인했다”며 “‘학생증 바코드를 성적으로 환치’시켰을 뿐이라며 시청자들이 문제를 부풀렸다는 듯이 발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짙은 화장을 한 여성 아동의 나이, 이름, 포지션과 함께 바코드가 찍혀 있는 포스터를 ‘학생증 바코드’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시청자를 탓하고 있다”며 “‘우리 의도를 모르고 그렇게 보는 시청자가 문제다’라는 식의 태도에서 책임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보 포스터를 ‘디자인한 분은 여성이고 여성 노동자가 성인지가 바닥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를 낮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마치 시청자의 비판이 여성 노동자를 향하고 있다는 듯 논점을 호도하고 있다”며 “여성이라고 성인지감수성이 생득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서 대표의 발언 문제점은 자신이 승인한 홍보 포스터가 문제 되자 그 책임을 여성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디자인을 담당한 여성 노동자가 제작사 대표의 ‘승인’ 없이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고 공개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학생증과 상품 이미지를 교모하게 뒤섞음으로써 아동의 성상품화와 정서적 착취를 은폐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서 대표의 잇따른 거짓 의혹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공개적으로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MBN은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MBN은 방송사로서 미디어를 통해 재능을 키우고 성취를 꿈꾸는 아동·청소년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문화를 주도하며 자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송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고민해주시를 바란다”고 했다.

서 대표가 이끄는 크레아스튜디오가 제작하고 MBN에서 방송되는 ‘언더피프틴’은 전 세계 70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 59명을 대상으로 한 걸그룹 육성 프로그램이다. 최근 예고편과 참가자 프로필을 공개한 우 아동을 성 상품화한다는 비판과 마주했다.

서 대표는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25일 긴급 제작보고회를 열고 “저희가 너무나 예상치 못한 의혹들이 사실인 양 확대돼 퍼지고 있다”며 “걸그룹 오디션이고 15세 이하가 대상이니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게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 이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논평 전문

[논평] 개국 31주년을 맞은 MBN은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다하라!

“아동·청소년에 나쁜 영향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방송법 제5조를 준수하라!

25일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긴급 제작 발표회를 진행했다. <언더피프틴>의 홍보 영상을 본 국내외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에 MBN이 방송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히자 긴급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크레아스튜디오 서혜진 대표는 <언더피프틴>이 아동·청소년의 성상품화라는 비판을 전면 부인했다. “학생증 바코드를 성적으로 환치”시켰을 뿐이라며, 시청자들이 문제를 부풀렸다는 듯이 발언했다. 과연 그러한가? 학생증 바코드와 <언더피프틴> 홍보 포스터에 사용된 ‘바코드’가 같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가? 짙은 화장을 한 여성 아동의 나이, 이름, 포지션과 함께 바코드가 찍혀 있는 포스터를 ‘학생증 바코드’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시청자를 탓하고 있다. “우리 의도를 모르고 그렇게 보는 시청자가 문제다”라는 식의 태도에서 책임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홍보 포스터를 “디자인한 분은 여성”이라며 “여성 노동자가 성인지가 바닥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를 낮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시청자의 비판이 여성 노동자를 향하고 있다는 듯 논점을 호도하고 있다. 여성이라고 성인지감수성이 생득되는 것은 아니다. 성역할 고정관념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남녀 모두 이러한 사회문화적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여성은 차별적 환경으로부터 피해 경험이 더 많을 수 있고, 피해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성인지감수성을 키워나갈 가능성이 더 높다.

서혜진 대표의 발언의 문제점은 자신이 승인한 홍보 포스터가 문제 되자 그 책임을 여성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을 담당한 여성 노동자가 제작사 대표의 ‘승인’ 없이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고 공개할 수 있는가? 여성 노동자는 “학생증 바코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초안을 낼 수 있다. 하지만 학생증과 상품 이미지를 교묘하게 뒤섞음으로써 아동의 성상품화와 정서적 착취를 은폐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다.

크레아스튜디오 황인영 공동대표 역시 “‘성상품화다, 바코드를 찍었다’는 식으로 프레임이 씌워져 이야기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문제의 책임을 시청자에게 돌렸다. 국내외 시청자의 비판은 여성 아동들의 재능과 성취에 대한 기대를 ‘성적 상품화’로 생산하는 제작사에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는 아동에게는 이것이 성적 매력과 외모가 사회적 성공의 기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으며, 이러한 메시지에 자주 노출된 청소년은 자신의 신체와 자아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기 쉽다.

서혜진 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심위에도 완본을 보냈다. 그분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언더피프틴> 완본 프로그램을 받은 바 없다며, 크레아스튜디오 측이 “검토해 심의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서혜진 대표는 MBN으로부터 제작비를 받지 않았다며 “MBN과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MBN은 플랫폼일 뿐이고, 플랫폼으로써 책임을 느껴 재검토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황인영 공동대표는 “MBN의 전면 재검토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다면 MBN은 겉으로는 “전면 재검토”라 말하고 속으로는 방송 송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사실이 그러하다면 공개적으로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MBN는 <언더피프틴>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의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기를 바란다.

MBN은 개국 31주년을 맞은 민영 방송사이다. 방송사는 방송법에 의해 방송의 공적 책임을 준수해야 한다. 방송사업자는 시청자의 이익에 합치하도록 방송 기획과 편성, 또는 제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방송법 제5조는 “방송의 공적 책임”을 명시하면서 “아동·청소년에 나쁜 영향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MBN은 방송사로서 미디어를 통해 재능을 키우고 성취를 꿈꾸는 아동·청소년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문화를 주도하며 자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송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2025년 3월 26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