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프로그램 짤 줄 모르거든요. 그런데도 우리 치과 챗봇을 직접 만들었어요.”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이 보편화된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이제는 코딩을 몰라도, 직원이 없어도 챗봇이라는 디지털 직원을 치과 원장이 직접 만들 수 있게 됐다.
챗봇 제작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ChatGPT 등 대형 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에 PDF, 워드 등 자료를 업로드하면, 챗봇이 이를 학습해 자신의 치과에 최적화된 맞춤형 응대가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여기에 크몽 같은 외주 플랫폼을 활용하면 3시간 내 완성도 높은 치과용 챗봇도 만들 수 있다.
개원 28년 차인 이재윤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 회장(신세계치과 원장)도 자신만의 ‘치과 비서’를 구축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진료실 밖 소통 효율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가령 “크라운 임시 접착 후 주의사항 알려줘”라는 요청에 챗봇이 알아서 전문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챗봇은 카카오 채널에 연동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고,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예약과도 통합할 수 있다. 덕분에 데스크 업무는 줄고, 환자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 회장은 해당 채널을 통해 환자 예약을 돕고, 채팅 상담을 통해 진료 일정까지 잡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 모든 시스템은 ‘코딩 없이’ 이뤄진다. 핵심은 데이터를 잘 정리해서 입력하는 것. 진료 매뉴얼, 자주 묻는 질문, 치료 동의서 등을 기반으로 입력만 해도 챗봇은 스스로 학습해 환자를 응대한다. 이 회장은 덕분에 한 달 동안 1500건 이상의 치과 검색, 300건 이상의 전화 응대를 기록하며 디지털 소통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챗봇은 환자·예약 응대뿐 아니라, 진료 서비스 개선 도구로도 기능한다. 진료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증례 보고서, 통계, 개선 피드백까지 자동 생성하며 교육에 활용 가능하다.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도 입력해 불만 요인을 분석하고, 진료 서비스 품질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챗봇의 또 다른 강점은 일관성이다. 직원마다 달리 설명할 수도 있는 진료 항목이나 비용 안내가 챗봇을 통해 일관되게 제공되면서 환자의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치과 관련 챗봇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ChatGPT 기능 중 ‘GPT 탐색’ 서비스를 보면 ‘나의 치과 주치의(My Dentist)’ 챗봇은 200건 이상의 사용 기록을 기록했고, ‘치과 블로그 도우미’, ‘실장 유나’, ‘치과치료 후 주의사항’, ‘자유지성 : 치과상담사’ 등 챗봇이 치과 현장에서 마케팅, 환자 관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중이다.
이 회장은 “잘되는 치과는 진료만 잘하는 게 아니라 환자와 소통도 잘하고 그 중심에 AI 챗봇이 있다”며 “이제는 기술이 아니라 의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