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입양,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입양은 가족의 탄생과도 그 시기를 비슷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먼 과거부터 노동력의 일환으로, 대를 잇는다는 명분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했다. 하지만 입양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고, 입양에 대한 편견과 오해도 아직 남아 있다. 입양가족은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일 뿐인데, 마치 특별하거나 다른 것처럼 구분 짓곤 한다. ‘저는 제 자식 키우기도 힘든데 참 훌륭하십니다’라는 인사는 얼핏 칭찬으로 들리지만 입양아동이 여전히 남의 자식이라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임신이나 출산을 하면 주변에서 ‘축하한다’고 하면서 입양했다고 하면 ‘대단하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말 저변에는 입양이 불쌍한 아이들을 거두는 일이라는 부정적 생각이 깔려 있다. 입양가족들은 대단하다는 칭찬보다 출산처럼 축하받기를 바란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진정한 가족은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입양부모는 잠재적 학대 행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그릇된 편견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편견과 오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입양 활성화는 절대 기대할 수 없다.
일부 예비 입양부모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특정 유형의 아이들만 입양되기 쉽다. 주로 ‘어린아이’ ‘건강한 아이’ ‘여자아이’를 원하므로 ‘큰아이’ ‘아픈 아이’ ‘남자아이’는 잘 입양되지 못한다. 출산 전 자녀를 고를 수 있는 부모는 없고 태어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양도 입양부모로서 기본 자격요건을 갖췄다면 선호와 상관없이 기다려온 순서대로 입양아를 만나야 한다. 출산과 입양을 통해 자녀를 만나는 것은 결코 다른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예비입양부모는 한 아이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입양을 위해 세심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입양은 해피엔딩의 드라마가 아니라 매일을 살아가는 일상과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실제 삶이다. 따뜻한 마음만으로는 평생을 함께하기 어렵다. 어떤 부모도 양육 능력이 단번에 생기지는 않는다. 선한 동기로 시작한 예비입양부모들이 입양에 대한 오해와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도 필요하다.
오는 7월 19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입양특례법 개정과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헤이그협약)에 따라 모든 입양아동의 안전과 권리를 국가가 책임지는 입양공공화체계가 시행된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입양정책위원회의 사무국으로서 입양실무를 총괄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입양의 공공성이 강화됨에 따라 입양인식 개선과 예비양부모 교육도 더 철저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해외입양을 가장 오래 보내던 국가에서 위기임산부 지원으로 원가정을 보호하고 입양체계를 공공화하는 새로운 정책 전환기를 맞이했다. 이제 국가가 책임지는 입양 정책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무엇보다도 ‘입양’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다르게’ 보는 편견을 버리고, 평범한 가족으로 ‘바르게’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입양 가족에 대한 긍정적이고 일반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국민 곁에 더욱 가깝게 소통하며 입양공공화체계 안착에 진력을 다할 것이다.